"개인투자자, 국내 증시 이탈 아닌 포트폴리오 다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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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재 기자
입력 2025-02-03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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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증권사 센터장 5인 진단

  •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해석할 필요 있어, 개인투자자 대부분 여전히 국내 증시에 투자

그래픽남보라 기자
그래픽=남보라 기자



개인투자자들이 연일 국내 증시를 떠나 미국 시장으로 이동하고 있어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치권에서 연일 '국장 이탈'을 막겠다며 나서는 가운데 국내 주요 증권사 센터장들은 "우려할 일이 아니다"는 진단을 내 놓았다. 
 
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54조원으로 전년(54조원) 대비 4조원 증가했다. 개인투자자의 주식 투자가 늘었지만 국내 증시가 아닌 미국 등 해외 시장에 집중됐다. 

한국은행이 내놓은 '2024년 중 외국환은행의 외환거래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환은행의 일평균 현물환·외환파생상품 등 외환거래 규모는 689억6000만 달러로 전년(659억6000만 달러) 대비 4.6%(30억1000만 달러) 늘었다.

수익률 차이가 크다. 지난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나스닥 지수 수익률은 각각 23%, 29%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9.63%, 코스닥은 -21.74%를 기록했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리서치 센터장은 “국내 증시의 낮은 기대 수익률과 글로벌 소외가 근본적인 원인”이라며 “높은 변동성에 따른 예측 가능성이 저조한 것도 한몫했다”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국장 탈출은 지능순’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국내 주식에 대한 혐오 정서가 계속되고 있다.
 
센터장들은 현 상황을 과도하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여전히 개인투자자의 국내 주식 투자 비중은 압도적으로 더 좋은 기회를 찾기 위한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봐야 한다고 설명한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자국 자산에만 투자할 필요가 없는 시대”라며 “재작년 기준 해외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1.9%뿐이며 작년은 5% 미만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도 “미래에셋증권 주식 계좌 잔액을 보면 국내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해외 주식 대비 여전히 압도적”이라며 “수익을 내는 원천으로서 미국 주식이 월등했다고 말하지만 잔액 기준으로 보면 여전히 국내 주식이 우위”라고 말했다.
 
박 센터장은 개인투자자의 해외 투자 비중이 더 늘어도 우리 증시가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연간 경상수지 흑자가 800억 달러(약 120조원) 이상 발생하고 있다”면서 “해외 투자가 급증했다고 해도 펀더멘탈적으로 위험한 상황은 아니며, 수급상 안정성이 충분히 확보돼 있어 경상수지 흑자를 상쇄할 만한 공포스러운 자금 이탈은 아니다”고 진단했다.
 
해외 투자 비중을 더 늘려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김학균 센터장은 “글로벌 투자를 제일 먼저 한 국민연금의 전체 투자 자산 중 45%가 해외 자산”이라면서 “해외 투자 비중은 더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내 돈을 잘 지켜줄 수 있는 제도적·문화적 인프라가 잘 갖춰진 나라에서 투자를 해야 한다”며 “그런 점에서 미국 투자는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진행 중인 밸류업 정책이 주주환원에서 기업 경쟁력 강화로 확대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이영곤 토스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밸류업과 같이 가야 할 기업의 경쟁력이 가장 큰 문제로 꼽히고 있다”며 “빅테크 기업은 스타트업 문화가 강해 빠르게 혁신하는 구조를 갖고 있다. 한국 기업도 변화와 혁신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센터장은 “밸류업에 대한 기대치가 낮은 상황에서 총주주환원율(TSR) 개선이 필수”라며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을 중심으로 한 기대수익률 상승이 절실해 주주환원율, 즉 주식배당비율을 50%까지 확대되어야 주가가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도 “투자자들은 기업의 성장 모멘텀을 보고 투자한다”며 “미국 시장에서 높은 상승률을 보여주는 기업들은 고배당주보다 성장에 대한 명확한 그림을 그려주는 주식”이라며 “주주 가치 상승을 위해서는 기업의 자본을 효율적으로 운영하여 자본이익률(ROE)을 높이는 것이 투자자의 주목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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