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에너지솔루션이 올해 1분기 전기차 수요 둔화와 정책 불확실성 속에서도 영업이익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세액공제와 고객사 출하 회복, 환율 상승 등이 실적 반등의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7일 공시를 통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6조2650억원, 영업이익 374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38.2% 급증했다. 전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2.9% 줄었으나 영업이익은 흑자로 전환됐다.
이번 실적 반등의 핵심은 IRA에 따른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다. 1분기 AMPC 수령액은 4577억원으로 전분기보다 21% 증가했다. 이를 제외하면 실제 영업손실은 830억원 수준이다. 전분기 6028억원 손실과 비교하면 적자 폭은 크게 줄었다.
고객사 출하 물량이 회복되고 에너지저장장치(ESS) 출하도 이어지면서 수익성 개선에 기여했다. 높은 환율도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평균 1396.84원이던 원달러 환율은 올해 1분기 1452.66원까지 상승했다. 미국에서 받은 세액공제를 원화로 환산하며 영업이익 개선 효과도 커졌다. 전분기 일회성 재고 처리 종료에 따른 기저효과 역시 반영됐다.
다만 매출 감소는 ESS의 계절적 비수기 진입과 일부 완성차 업체의 재고 조정 영향으로 분석된다. 업계는 전기차 수요 둔화와 미국, 유럽의 정책 불확실성이 여전히 수익성 회복의 제약 요인이라고 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배터리 시장의 중장기 성장성은 유효하나 정책 리스크 확대에 따른 단기적 부침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설비 투자와 고객, 제품 포트폴리오 효율화로 본질적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회사는 최근 GM과의 세 번째 합작법인인 얼티엄셀즈 3기 인수를 확정하고 미시간 홀랜드 공장과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에서의 ESS 생산 계획도 발표했다. 기존 전기차 생산 라인을 활용해 북미 ESS 생산을 1년 앞당길 계획이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대표는 주총에서 "현재의 위기가 지나면 진정한 승자가 가려질 것"이라며 "이 시기를 본질적 경쟁력을 높이는 기회로 삼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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