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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경기도지사의 지난주 광주 방문을 사실상 대권출마 선언이라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사실상 대권 주자로서 더 깊어진 사고(思考)를 통해 도출해 낸 생각들을 정제된 표현으로 대한민국 미래를 위한 담론을 거침없이 쏟아내서다. 모두가 실현 가능성 있는 김 지사의 철학과 계획이 담겨 있어 공감도 컸다.
분야도 다양했다. 헌법 개정을 통한 제7공화국 출범을 비롯해 대통령의 임기·정치·경제·사회문제에 이르기까지 해법을 제시하고 동참을 호소해서 더욱 그랬다. (2025년 2월 14일 자 아주경제 보도)
이를 두고 정가에서는 대권을 향한 김 지사의 호시우보(虎視牛步 :매우 조심스럽게, 그러나 굳게 결심한 목표를 향해 천천히 나아가다)가 국민 속으로 더욱 깊숙이 진입한 모양새라며 대권 출마 선언을 공식화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평이다.
김 지사가 광주 방문을 비롯한 지난주 내내 설파한 말속에서도 이런 선언 의지는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일단 광주 방문에서는 '융합' '연대' '혁명' 등 평소 사용했던 완곡한 표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포괄적이고 충격 강한 단어들이 동원됐다.
모두가 결기와 각오, 다짐이 포함되어 있어서 선언 의미를 가늠하기에 충분하다. 행동으로도 보였다. 지지율 1%로 시작해 대통령 당선이라는 기적을 창출한 노무현 전 대통령 길을 걸으며 '제2의 노무현의 기적'을 위해 헌신을 다짐해서다.
이 또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일극 체제'에 맞서 대권 출마를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사법 리스크가 큰 이 대표의 대체재가 아닌 '김동연'의 존재감을 더욱 키웠다는 평가도 나왔다. 이재명의 민주당이 아닌 더큰민주을 만들자고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아버지 대를 이어 민주당 적통을 지키고 있다는 강한 메시지도 달라진 김 지사 표현이다. (2025년 2월 14일 자 아주경제 보도) 김대중·노무현과 더불어 자신도 민주당의 뿌리이며 그 정체성을 기반으로 대한민국을 바꾸겠다는 의지로 비쳤기 때문이다. 비명 친문계와 연대의 뜻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광주에서 돌아온 김 지사는 지난 16일 '7공화국 여는 개헌은 더는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라며 내란 세력의 사면 문제에 대한 강경한 견해를 밝혔다. (2025년 2월 16일 자 아주경제 보도) 아울러 지난 12일 자신의 SNS를 통해 개헌 필요성을 다시 강조했다.
김 지사는 "87년 체제로 대한민국은 민주주의와 경제 대도약을 이뤘지만, 지금의 정치구조로는 미래로 나아갈 수 없다"며 "내란 사태는 대통령 한 사람에게 의존하는 권력 구조가 임계점을 넘어섰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또 개헌을 통한 권력 구조 재편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진정한 대통령제가 된다고 밝히며 "4년 중임 개헌을 위해 다음 대통령 임기는 '3년'으로 하자는 파격적 제안도 했다. 더불어 경제 개헌도 요구했다. 불평등한 경제를 바로잡기 위한 국가 책임 강화, 토지 공개념 일부 도입, 지역균형 발전의 명문화 등을 담아 대한민국 경제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겠다는 것이 골자여서 많은 관심을 받았다.
자천타천 김 지사에게 붙여진 리더십 명칭은 많기로 유명하다. '위기의 리더십' '경제리더십' 나아가 '포용의 리더십' 거기다 더해 '동고동락의 리더십'까지. 게다가 최근엔 도량(度量)도 더 넓어졌다는 평가를 듣는 김 지사다. 이런 측면에서 대권 선언이라 다름없는 지난 한 주의 행보는 김 지사의 존재감이 더욱 빛난 시간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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