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미국과 러시아 양자 협상의 결과를 절대 수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터키 앙카라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정상회담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크라이나가 빠진 상태에서 미국, 러시아 간 이뤄진 종전 협상의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앞서 미국과 러시아 특사단은 이날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우크라이나의 참여를 배제한 채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식 방안에 대해 4시간 30분간 논의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면전을 시작할 때 설정했던 최후통첩을 논의하고 있는 것 같다”며 “우크라이나에 관한 결정이 우크라이나 없이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왜 그들(미국과 러시아)은 우크라이나가 이 모든 것들을 수용할 것이라고 믿는 이유가 궁금하다”고 반문했다.
또 젤렌스키 대통령은 외교적 수단으로 러시아가 점령한 동부와 남부 지역을 되찾겠다며 “타협은 없다. 그들은 우크라이나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러시아는 미·러 회담 직전 수십대의 드론으로 우크라이나 전역을 공격해 최소 2명이 사망하고 26명이 다쳤다고 가디언이 보도했다.
미·러 회담 직후에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전역에서 공습 사이렌이 울렸으며, 러시아군의 탄도미사일 공격에 대비해 대피할 것을 지시하는 문자메시지가 수백만명의 시민에게 전송됐다.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다음 날 사우디로 갈 예정이었지만 하루 전 돌연 사우디 방문을 오는 3월 10일로 미뤘다. 이와 관련해 로이터통신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지금 사우디를 방문한다면 사우디에서 열리는 미·러 종전 협상에 정당성을 부여할 수 있기 때문에 일정을 연기한 것이라고 짚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