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업계에 따르면 다수 국내 AI 기업들이 최근 출시된 딥시크 모델에 대한 내부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딥시크가 각 산업에서 AI를 실제 활용할 때 성능이 어떤지를 살피기 위해서다. 딥시크를 최근에 테스트한 한 AI 스타트업 관계자는 "벤치마크(성능평가) 점수도 잘 나왔지만 모델 자체만 놓고 보면 실제 이를 활용할 때 품질도 상당히 괜찮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내 AI 기업 중에서는 오픈소스 모델을 활용해 특정 산업 영역에 특화된 '버티컬 AI'를 구축하는 곳들이 많다. 이들로서는 딥시크의 등장이 호재다. 딥시크가 메타의 최신 오픈소스 모델인 '라마3.1'를 넘어설 정도로 성능이 좋은 데다 입출력 토큰 비용 등 사용 비용도 저렴한 편이라 AI 모델 활용 폭이 넓어졌다는 점에서다.
성능 좋은 오픈소스 모델의 잇단 출시는 국내 AI 기업들의 연구개발(R&D) 역량 강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 딥시크가 V3와 R1을 통해 초거대언어모델(LLM)과 추론 모델에서 모두 두각을 드러냈는데 최근 오픈AI '오퍼레이터'처럼 LLM과 추론 모델을 결합한 기술이 나오는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도 이를 참고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최병호 고려대 인공지능연구소장은 "오픈소스 모델이 많아질수록 국내 기업에는 유리하다. 테스트를 하면서 어떻게 모델을 만들었는지 살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국내 GPU 인프라가 여전히 부족하다는 점도 문제다. 딥시크는 모기업인 하이플라이어와 함께 5만개 넘는 GPU 클러스터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를 토대로 자사 모델을 테스트할 수 있었지만 한국에는 그만한 대규모 GPU를 보유한 곳은 없다. 최병호 소장은 "딥시크와 같은 저비용·고성능 모델을 구현하려면 기본 언어모델이 고품질이어야 하고, 고성능 GPU 자원이 충분해야 하며 양질의 학습 데이터도 필요하다"며 "그런데 한국은 GPU 인프라가 부족해 오픈소스 모델이 있어도 대규모 테스트할 자원이 부족하다. 더욱 파격적인 국가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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