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화된 트럼프發 멕시코 관세… 전자업계도 셈법 복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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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진 기자
입력 2025-02-02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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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미 거점 멕시코 공장 둔 삼성·LG

  • 관세 부과로 생산전략 수정 불가피

  • 컨테이너 선점 등 타국 보복 우려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기업들이 북미 공략 생산거점으로 삼은 멕시코에 미국이 관세 부과를 결정하면서 수출기업들의 셈법이 복잡해질 전망이다. 글로벌 가전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도 멕시코에 생산기지를 운영 중인 만큼 생산지 이전 등 전략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캐나다와 멕시코에 25%, 중국에 10% 보편 관세를 각각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미국의 전략적 경쟁국인 중국은 물론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한 인근 동맹국에까지 무차별적으로 보편 관세를 부과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전부터 멕시코를 겨냥한 '관세 폭탄'을 예고하면서 국내 기업들의 우려를 키워왔다. 전자업계도 상황을 예의 주시해 왔다. 삼성전자는 멕시코 케레타로와 티후아나에서 가전 공장과 TV 공장을 각각 운영 중이다. LG전자도 레이노사(TV), 몬테레이(냉장고), 라모스(전장) 등에 생산 기지를 운영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달 23일 진행한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이나 멕시코, 베트남, 한국 등에 고율 관세를 부과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곳은 LG전자 주요 생산기지가 위치한 지역이고, 만일 미국 수입 물량 조치까지 취해지면 LG전자가 받을 관세 영향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생산지 이전과 생산능력 조정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삼성전자도 멕시코 공장 건조기 생산라인의 미국 이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미국의 관세 인상을 처음 겪는 것도 아니다. 트럼프 1기 행정부는 2018년 1월 삼성전자, LG전자 등이 제작한 수입 세탁기에 대해 120만대 이하 물량에 20%, 그 이상 물량에 50% 관세를 물리는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발동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열린 공화당 연방하원 콘퍼런스 연설에서 삼성과 LG 등이 생산한 수입 세탁기에 고율 관세를 부과한 것을 '성공 사례'로 콕 집어 말하기도 했다.

이에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테네시주에 세탁기 공장을 운영하며 대응하고 있다. 이번 관세 정책 역시 미국이 자국 내 투자를 유도하기 위함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미국으로 향하는 물품에 대한 관세가 오르면 결국 현지 공장 추가 투자를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 현지 생산은 높은 환율과 인건비, 시설투자 등 막대한 비용이 투입되는 만큼 전자업계 셈법이 복잡해질 전망이다.

또 미국의 관세 정책에 반발한 타국의 '보복'도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된다. 이미 캐나다는 미국산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도 보복 가능성을 언급했으며,중국은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고 대응책을 강구한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과거에도 미국의 관세 얘기가 나오자 물량 밀어내기를 통해 컨테이너를 선점하며 글로벌 물류비 인상을 일으킨 바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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