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MX·네트워크사업부는 지난해 매출 117조3000억원, 영업이익 10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4.4% 성장했지만, 영업이익은 18.5% 급락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지난 2019년(9조2725억원) 이후 5년 만에 최저다.
지난해 세계 최초로 선보인 'AI폰' 갤럭시S24 시리즈 흥행 효과로 평균판매가격(ASP)이 상승하며 매출 성장을 견인했지만, 스마트폰 시장의 경쟁 심화와 주요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의 여파로 수익성은 저조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전 세계 출하량 점유율 19%를 기록하며 1위를 수성했지만, 경쟁사들과의 격차는 좁혀지고 있다. 특히 애플은 전 제품이 100만원 이상인 프리미엄만 취급함에도 보급형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와 격차가 1%포인트(p)에 불과했다. 샤오미도 매년 꾸준히 점유율을 끌어올리며 삼성전자를 5%p 이내로 추격 중이다.
가격 허들을 없애며 갤럭시 AI를 기반으로 점유율을 수성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 이면에는 수익성 부진이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본격화된 가운데 환율 상승과 원자재 가격 압박도 받고 있어서다.
특히 원가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는 갤럭시S25 전 라인업에 삼성전자 DS부문의 엑시노스를 배제하고 퀄컴의 '갤럭시용 스냅드래곤 8 엘리트'를 탑재하면서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2년에도 퀄컴 칩만 단독으로 공급받으면서 매출 120조8100억원을 기록했음에도 영업이익은 11조3800억원에 머물며 영업이익률 9.4%에 그친 바 있다.
여기에 올해는 애플의 보급형 라인업인 아이폰SE4 출시와 함께 자체 AI 시스템인 '애플 인텔리전스' 보급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애플에 연간 출하량 1위 자리를 내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에도 시장조사업체 IDC는 애플이 점유율 18.7%로 1위를 기록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삼성전자는 점유율 선두 수성을 위해 AI폰 등 플래그십과 갤럭시A 시리즈 등 보급형 라인업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말 진행된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갤럭시A 시리즈도 디스플레이, 디자인, 배터리 등 소비자들이 실제로 원하는 핵심 사양 중심의 제품 경쟁력 강화와 플래그십에 준하는 고투 마켓 전략을 준비할 계획"이라며 "저가 시장 공세에 대해서는 무리한 가격 경쟁이나 핀투 핀 대응보다는 보안과 제품 경쟁력을 높여 중아시아 등 이머징 마켓 중심으로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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