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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의 C] 사진 속 조선 미인·무표정한 여인…예술이 된 '광채의 순간들'
정해창이 1929년 촬영한 것으로 추정되는 여인의 초상.
하얀 머리개를 쓴 조선 여인과 표정이 지워진 흰색 마네킹.
1929년 한국인 최초로 개인 사진전을 연 정해창(1907~1967)은 조선의 미감을, 1966년 한국 여성 사진가로는 최초로 개인전을 연 박영숙(1941~)은 여성의 몸을 필름에 담았다. 정해창은 사라지는 것
325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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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의 C] '발효' 리듬 맞춰 흐르는 블루스…우리 삶도 함께 익어간다
국제갤러리 부산점 정연두 개인전 <불가피한 상황과 피치 못할 사정> 설치전경
정연두의 개인전 <불가피한 상황과 피치 못할 사정들>은 달짝지근하다. '술 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놀'이 떠오른다고 할까. 술도 향긋하게 익고, 길 위에 선 이의 삶도 무르익는다. 그 길이 불가피하고 피치 못할 외길이더라도,
1512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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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의 C] 저마다의 발자취 품은 오대산…굽이굽이 이야기가 흐르네
강원도 평창 오대산사고
오대산은 살아 숨 쉬는 자리다. 먼 옛날부터 ‘성산’으로 불린 이곳은 수많은 이들의 흔적이 있다. 수행자, 병을 씻고자 한 왕, 자식을 바랐던 부부, 왕명을 받든 사관들이 각자 사연을 안고 이 산을 찾았다. 그들은 전각과 암자를 짓고, 불상과 그림을 만들고, 조선왕조 역사를 보관했다. 이
1919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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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의 C] 기이하고도 익숙한…'인간 얼굴'에 대하여
피에르 위그의 리미널, 2024
“세상사가 으레 그렇듯이 인간의 삶은 타인의 얼굴을 바라보는 것으로 시작해서 (흔히) 타인의 얼굴을 바라보며 마감한다. 혹자는 평범한 인간의 삶이 시작부터 끝까지 인간의 얼굴 이미지들로 채워져 있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인간 얼굴>(애덤 윌킨스 지음, 을유
1426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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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의 C] 도자기 복원, 마음까지 어루만지다
정수희 도자기·문화유산 복원가
‘오래도록 곁을 지켜온, 특별한 사연이 담긴 도자기가 깨졌나요?’
도자기·문화유산 복원가 정수희. 그는 최근 '2025 도자기 복원 프로젝트'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펼쳤다. 국보급 유물
42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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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의 C] 유가 파고에 '출렁'…그곳에 머물렀던 사람들
김아영의 ‘알 마터 플롯 1991’ 스틸 이미지
석유 한 방울은 아버지의 땀, 난민의 눈물, 탐욕의 불꽃이었다. 탄화수소와 불순물이 섞인 이 검은물질은 산업화의 바퀴를 굴렸고, 전쟁의 방아쇠를 당겼다. 누군가에게는 고되지만 가족을 위한 희망의 씨앗이었다면,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숨통을 짓누르는 절망의 덩어리였
02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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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의 C] '풍덩!' 수채화에 빠지다
이중섭, 물놀이하는 아이들, 1941, 종이에 펜, 수채 물감, 14x9cm
아이들이 ‘풍덩!’ 해맑은 웃음소리가 투명한 물속으로 번진다. 이중섭(1916~1956)의 ‘물놀이하는 아이들’(1941)은 색과 선, 몸과 물결이 서로를 스미듯 품는다. 검정 펜과 연한 하늘색 수채 물
03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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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의 C] '8폭 병풍'에 발 들여놓자…장원급제 축하연으로 평양이 들썩
평안감사도과급제자환영도 병풍 보존처리 후
1826년 늦가을 어느 날, 평양 일대가 들썩였다. 10년에 한번 볼까 말까 한 대규모 퍼레이드가 열린 것. 평양 '핫플' 부벽루와 연광정에서의 연회는 물론이고, 대동강 야간 뱃놀이까지 포함한 이 행사의 규모는 어마어마했다. 이를 기획한 인물은 평안감사 이희갑(17
13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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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의 C] AI가 쏘아올린 '뉴 예술'…효명세자의 노랫말 듣다
25일 서울 서초구 국립국악원 정악단 연습실에서 열린 행악과 보허자 공연 제작발표회에서 정악단원들이 공연 일부를 시연하고 있다. 이 공연은 다음 달 13일과 14일 이틀 간 열린다.
“상망기차원(相望祈此願·서로 바로 보며 이를 기원하리라) 제단봉헌지영속(祭壇奉獻志永續·제단에 올리는 정성은 끊임없이
23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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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의 C] 누구든 '에미넴'
‘푸틴의 몰락: 독재자의 죽음’(FALL OF PUTIN: The DEATH of a DICTATOR) 영상 갈무리
올해 초 미국을 대표하는 래퍼 에미넴의 한 뮤직비디오가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다. 뮤직비디오의 제목은 ‘푸틴의 몰락: 독재자의 죽음’(FALL OF PUTIN: The DEATH o
03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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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의 C] 한반도 곳곳 저마다의 이야기, 향기로 기억하다
'구정아 - 오도라마 시티' 제60회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귀국전, 2024, 아르코미술관, 설치 전경.
대문을 열면 느껴지던 목련향, 명절날 둘러앉아 전을 굽던 기름 냄새, 흰쌀로 저녁밥 짓는 냄새, 생선 장수였던 할머니에게 났던 바다 냄새, 아카시아꽃 향기, 장롱 속 나프탈렌 냄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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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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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의 C] 'ㅁ에서 ㄷ으로'…장애 예술인, 세상과 소통하다
12일 서울스퀘어에서 개관한 모두미술공간에서는 약 300권의 점자책으로 이뤄진 ‘감각의 벽’이 “점자 속에서 한점이 된다면 무슨 말을 담고 싶으세요?"라고 관람객에 묻는다.
꽉 닫힌 'ㅁ'의 세상에서 열린 'ㄷ'의 세상으로 향하는 첫걸음이 '모두미술공간&
06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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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의 C] 박물관이 말을걸다…반가사유상 마음의 색깔은?
18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어린이박물관에서 어린이들이 전시를 체험하고 있다.
싱글벙글, 부글부글, 훌쩍훌쩍, 오싹오싹, 깜짝깜짝, 화끈화끈.
국립중앙박물관 어린이박물관에서는 빨강, 주황, 노랑, 초록, 파랑, 보라색의 '마음 캐릭터'들이 어린이들을 두 팔 벌려 환영한다. 아이들
06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