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강행한 대(對)중국 10% 추가 관세가 유예 없이 4일(현지시간) 자정을 기점으로 발효된 가운데 홍콩증시가 2% 넘게 반등했다. 중국이 미국의 관세 발효 직후 ‘보복 관세’ 등 맞대응 조치를 쏟아내면서 양국이 협상에 나설 것이라는 낙관론에 힘이 실린 영향이다. 이제 시장 이목은 6거래일 간의 춘제 휴장을 마친 중국 본토 증시에 쏠리고 있다.
3일 홍콩 항셍지수는 오전장에서 최대 3% 넘게 하락했지만, 중국이 트럼프 관세에 대한 보복을 발표한 직후 1.9% 급등했다. 이후 상승폭을 더 늘리면서 2.83% 상승한 2만 789.96에 문을 닫았다. 춘제 연휴로 지난 달 28일부터 이날까지 휴장한 중국 본토 증시는 내일(5일) 거래를 재개한다.
중국은 미국의 대중국 추가 관세가 발효되자마자 ‘보복관세’뿐만 아니라 ‘자원 무기화’와 미 기업 제재 등 다방면으로 맞대응에 나섰다. 석탄·석유 등 일부 미국산 수입품에 10∼15% 관세를 추가로 부과하고 텅스텐·몰리브덴 등 광물 5종의 수출을 통제하기로 했다. 또 구글에 대한 반독점법 위반 조사도 개시했다. 아울러 타미힐피거와 캘빈클라인 등 유명 브랜드들을 산하에 둔 패션 기업 PVH 그룹과 생명공학 업체 일루미나 등 2개 미국 기업을 '신뢰할 수 없는 업체' 명단에 올리고, 미국의 10% 대중 추가 관세 조치를 WTO에 제소했다고 밝혔다.
전장에 이어 이날도 기술주가 상승을 주도했다. ‘딥시크 열풍’이 이어지면서 투심을 자극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샤오미가 4% 넘게 상승했고, 징둥과 알리바바도 각각 6.71%, 3.88% 올랐다. 전날 10% 넘게 뛰었던 중신궈지(SMIC)는 이날도 8.47% 상승했다.
홍콩 증시는 전날에도 트럼프발(發) 관세전쟁 우려로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큰폭으로 하락한 가운데 딥시크 열풍으로 기술주가 강세를 보이면서 약보합세로 선방했다.
뱅크 오브 이스트아시아의 제이슨 찬 수석 투자 전략가는 “시장은 중국 본토의 인공지능(AI) 모델과 첨단 반도체 또는 획기적인 기술 개발에 점점 더 큰 기대를 하고 있다”면서 “이는 홍콩 증시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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