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미중 무역전쟁 재점화하나...美 관세 발효에 中 보복관세·자원 통제·기업 제재로 반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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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원 기자
입력 2025-02-04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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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산 일부 수입품에 10~15% 관세 부과

  • 생산량 80% 쥐고 있는 텅스텐 등 수출 통제

  • 구글 반독점 조사, PVH그룹·일루미나 제재

  • 전문가들, '상징적' 조치에 불과...협상 여지 충분

2019년 6월 2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이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진행된 미중 양자 회담에 참석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2019년 6월 2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미·중 양자 회담에 참석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1기 당시 발발했던 미·중 간 무역전쟁이 재점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강행한 대(對)중국 10% 추가 관세가 유예 없이 4일(현지시간) 자정을 기점으로 발효됐고, 중국은 즉시 보복관세 등 맞대응 조치를 내놨다. 다만 중국이 이번에 내놓은 조치들은 양국에 당장 직접적인 피해가 없는 ‘상징적’ 조치로 협상 여지를 남겨뒀다는 분석이다.    

4일 중국 국무원 관세세칙위원회는 오는 10일부터 미국산 석탄과 액화천연가스(LNG)에 15%, 원유·농기계·대형 자동차·픽업트럭에 10% 관세를 각각 부과한다고 밝혔다. 이어 상무부와 해관총서는 텅스텐·텔루륨·비스무트·몰리브덴·인듐 등 5개 광물 관련 품목에 대해 이날부터 수출 통제를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중국은 전 세계 텅스텐 생산량 중 약 80%를 차지하고 있다. 이 5개 광물은 반도체·방위 산업의 핵심 원료로 꼽힌다.

이와 함께 중국은 미국 개별 기업들도 겨냥했다. 중국 시장감독총국은 구글에 대해 반독점 조사를 시작한다고 발표했으며 중국 상무부는 미국 패션기업 PVH그룹과 바이오기업 일루미나를 ‘신뢰할 수 없는 기업’ 목록에 포함한다고 밝혔다. PVH 그룹은 캘빈클라인·타미힐피거의 모기업으로 위구르족 강제노동 의혹을 이유로 신장위구르자치구산 면화 사용을 거부하면서 중국 정부와 갈등을 빚어왔다. 세계 1위 유전체 분석업체인 일루미나는 중국 BGI 지노믹스의 경쟁자로 통한다. '신뢰할 수 없는 기업' 명단에 포함되면 중국 관련 수입·수출 활동에 참여하는 것이 금지된다. 아울러 중국 상무부는 앞서 예고한 대로 미국의 대중국 관세 부과 조치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한다고 밝혔다. 

미국의 대중국 추가 관세가 발효되자마자 중국이 ‘보복관세’뿐만 아니라 ‘자원 무기화’와 미 기업 제재 등 다방면으로 맞대응에 나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전부터 보편 관세를 예고해 온 만큼 중국은 미리 대응 수단을 갖춰 놓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중국 국내 경제가 이미 위기에 직면한 상황에서 중국 역시 제2의 무역 전쟁은 피하고자 하기 때문에 이번 조치들은 상징적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다. 딜런 로 싱가포르 난양공과대 정치학과 교수는 “(중국 측 대응은) 적절하고 계산적이었다”면서 “(미국의) 추가적인 보복을 유도하지 않는 선에서 무언가 대응한 것처럼 보이게 했다”고 설명했다.

‘보복관세’ 품목만 봐도 양국 산업에 큰 영향은 없을 전망이다. 블룸버그통신이 인용한 선박 추적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LNG 수입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6%에 불과했으며 미국은 중국에 석탄을 거의 수출하지 않는다. 또한 반독점 대상이 된 구글 역시 중국에서 광고 사업을 영위하고 있긴 하나 이미 2010년부터 중국 시장에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이번에 제재 대상에 포함된 기업들의 향후 활동에 큰 제약이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이에 따라 아직 협상의 여지가 충분히 남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린 송 홍콩 ING은행 중화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상당히 조용한 보복이다. 중국의 대미 수입에서 에너지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낮다”면서 “대면 회담 후 관세가 빠르게 중단되거나 지연될 수 있다는 희망은 여전히 존재한다”고 짚었다.

한편 전날 주유엔 중국대사는 양국 외교 수장 간 회동을 제안하기도 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푸총 주유엔 중국대사는 3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중국 외교 사령탑인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이 오는 18일 열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고위급 회의를 주재할 것이라며, 이는 왕 주임과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만날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중국은 이번 달 유엔 안보리 순회 의장국으로 한 달간 안보리 활동을 이끌어갈 예정이다. 다만 미 국무부는 아직 루비오 장관의 안보리 참석 여부를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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