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A Biz] '탈중국' 행보 리카싱…中에 미운털

  • '슈퍼맨' 리카싱 부동산 투자 '귀재'

  • 파나마항구 매각에 中 지도부 '격노'

리카싱 CK허치슨그룹 회장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리카싱 CK허치슨그룹 회장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올해로 97세의 노장인 리카싱은 홍콩 CK허치슨 그룹을 일궈낸 홍콩 최대 갑부다. 중화권 투자계의 살아 있는 신화로, 손대는 사업마다 성공해 '상신(商神·장사의 신)' 혹은 '초인(超人·슈퍼맨)'으로 불린다.

특히 부동산 투자에 있어서는 발을 들이고 빼는 완벽한 타이밍을 구사해왔다. 과거 중국 개혁·개방 속에서 중국 본토 부동산 시장 기회를 포착하고 거침없이 진출하는가 하면, 2000년대부터는 재정 위기에 빠진 유럽을 공략해 헐값에 자산을 사들여 막대한 이윤을 남겼다.

리카싱 회장은 중국 경제발전에도 기여했다. 1980년대 중국에 본격적으로 투자해 상하이 컨테이너 터미널, 광저우~주하이 고속도로 건설 등을 맡아, 개혁개방 총설계사 덩샤오핑도 이를 매우 고마워했다고 전해진다.

리 회장은 덩샤오핑 이외에 장쩌민,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 등 역대 중국 지도부와 친분이 두터웠던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시진핑 지도부 출범 후에는 중국 지도부와 관계가 긴밀하지 않다는 소문이 돌았다. 특히 지난 2018년 중국 개혁개방 40주년을 기념해 중국 공산당중앙에서 선발한 개혁개방 공신 100인 목록에 리카싱 홍콩 청쿵그룹 회장만 빠진 것도 이러한 소문을 뒷받침한다. 

이는 리카싱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집권 후인 지난 2015년 지주회사를 조세 회피지역인 케이만제도로 옮기기로 하고, 중국 내 부동산 자산을 잇달아 매각하면서 '중화권 철수설’이 돌았던 것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CK그룹 전체 자산의 약 10% 정도만 중국 본토와 홍콩에 남아 있고, 나머지는 해외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초에도 CK허치슨이 파나마 운하 항구를 미국에 매각하면서 중국 정부의 미운털이 박혔다. 특히 당초 파나마 운하 항구 문제를 트럼프 행정부와의 협상 카드로 이용하려 했던 시 주석은 CK허치슨이 매각 전 중국 정부의 승인을 요청하지 않은 것에 대해 격노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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