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Y 넥스트 스텝은?...대형 M&A, 바이오 등 신사업 시계 재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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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일용 기자
입력 2025-02-03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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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종희·전영현과 함께 삼두 경영체제

  • 9년간 멈춘 대형 M&A 재가동 기대감

  • 바이오 위탁생산 더 힘줄 가능성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진=연합뉴스]

이재용 회장이 삼성전자 등기이사로 복귀하면 그동안 멈췄던 대규모 인수합병(M&A) 시계가 다시 돌아가면서 바이오 등 미래 신사업에도 한층 힘이 실릴 것으로 기대된다. 이 회장은 트럼프 2기를 맞아 글로벌 경영에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대미 투자를 가장 많이 한 기업 총수로서 민간 경제사절 역할에도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3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이 삼성전자 등기이사로 복귀하면 기존 삼성전자 대표(CEO)인 한종희 DX(TV·가전·모바일)부문장 부회장, 주총에서 대표로 임명될 예정인 전영현 DS(반도체)부문장 부회장 등과 함께 안정적인 삼두 경영체제를 구축할 수 있을 전망이다.

두 부회장이 삼성전자 양대 주력 사업을 안정적으로 이끄는 동안 이 회장은 삼성그룹 미래 발전 방향에 대해 고심할 것으로 예측된다.

재계에선 가장 시급한 분야로 9년 가까이 멈춘 대형 M&A를 재가동하는 것을 꼽는다. 삼성전자는 2017년 9조3000억원에 미국 오디오·전장 업체인 하만을 인수한 후 대형 인수합병을 하지 않고 있다. 수백억 원에서 수천억 원대 소규모 인수합병만 사업부별로 추진했다. 

이는 최종 의사결정권자인 이 회장이 그동안 사법리스크로 인해 경영권 행사에 어려움을 겪은 데 따른 행보로 풀이된다. 이 회장이 인수를 직접 지휘한 하만이 2023년 연간 영업이익 1조원 시대(1조1700억원)를 연 데 이어 지난해에도 영업이익 1조3200억원을 기록하며 CE(소비자가전)사업부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한 점을 고려하면 아쉬운 대목이다.

삼성전자 사내 유보금은 지난해 3분기 기준 약 156조원이다. 이 가운데 10조원을 1년간 자사주 매입에 쓸 예정이고, 50조원대 재고자산을 보유한 점 등을 고려하면 M&A 실탄으로 약 90조원을 확보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미국과 중국 빅테크 간 글로벌 인공지능(AI) 경쟁 속에서 뒤처지지 않도록 AI 또는 AI 후방 산업에서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대형 M&A를 진행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엔비디아가 멜라녹스를 71억 달러(약 10조원)에 인수하는 ‘세기의 딜’로 AI칩을 상호 연결하는 ‘NV링크’를 만들고 이를 토대로 세계 최대 AI 기업이 된 것처럼 삼성전자도 TV·가전·모바일·반도체·부품 등 자사 핵심 역량을 AI로 하나로 묶는 기술과 서비스를 외부에서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회장이 등기이사로 재직하던 시절 삼성그룹의 미래 먹거리로 꼽았던 바이오와 로봇 사업에도 올해 한층 힘이 실릴 것으로 예측된다.

실제로 이 회장이 2016년 삼성그룹 경영권을 쥔 후 가장 의욕적으로 밀어붙였던 바이오 사업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지난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중 최초로 연 매출 4조원을 기록하며 ‘매출 4조 클럽’에 가입하는 성과가 되어 돌아왔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지난해 연결 매출은 전년(3조6950억원)보다 약 23%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전년(1조1137억원)보다 약 19%늘어 1조320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이 회장이 직접 구상한 바이오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 방식에 따른 성과다. 반도체 산업이 칩을 개발하는 팹리스와 양산하는 파운드리로 나뉘어 효율을 끌어올린 것처럼 바이오 산업도 약을 연구개발하는 글로벌 빅파마와 양산하는 바이오 CDMO로 나뉠 것으로 예측하고 관련 사업을 추진했다. 이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전체 가동된 1~3공장과 함께 4공장 매출도 함께 늘어나는 성과를 냈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개발한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도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함께 키우고 있다.

이러한 바이오 CDMO 사업 확장을 위해 이 회장은 2023년 호아킨 두아토 J&J CEO, 지오반니 카포리오BMS CEO 등 빅파마 대표 5명을 잇달아 만나며 삼성그룹의 바이오 사업 역량을 알리는 전도사 역할을 자처한 바 있다.

이 밖에 재계에선 이 회장이 삼성전자 총수로서 엔비디아와 관계 개선을 직접 이끌 것이란 기대도 함께 나오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젠슨 황 엔비디아 회장과 두 차례 직접 만나며 양사 간 신뢰감을 쌓고 HBM(고대역폭메모리) 동맹을 견고히 한 것처럼 이 회장이 황 회장을 만나 양사 간 신뢰를 복원하고 HBM·GDDR(그래픽메모리) 동맹을 끌어낼 것이란 예측이다. 실제로 이 회장은 2023년 5월 실리콘밸리 출장길에 올라 황 회장과 독대하며 양사 간 협력 강화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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