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청부 사건으로 연루된 CJ그룹 이재현 회장의 개인자금이 고 이병철 씨의 유산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서울 경찰청은 “전 삼성그룹 고 이병철 회장이 1987년 맏손자인 이재현 CJ그룹 회장에게 삼성화재 주식 9만여 주를 증여한 것”이라고 21일 밝혔다.
이재현 회장은 지난 1994~1998년 삼성그룹으로부터 CJ그룹으로 계열 분리되는 과정에서 증여받은 것으로 조사결과 나왔다. 1994~2002년 이 회장은 주식을 처분해 차명 주식계좌 90여개를 만들었다. 이를 통해 CJ 주식을 매입한 것.
CJ가 경찰에 제출한 차명계좌의 내역에 따르면 이 차명계좌의 대부분은 CJ 계열사의 주식과 채권을 매매하는데 사용됐다.
특히 비밀번호도 자금관리 담당자가 알기 쉽도록 계좌 명의자 주민등록번호 뒷자리 등으로 지정됐다.
이재현 회장의 개인자금 관리 담당자인 CJ 전직원 이모(41)씨는 이 차명계좌들을 통해 CJ 주식, 주식 배당금, 채권 등을 처분해 약 100억원을 마련했다. 이를 조직폭력배 출신 박모(38)씨에게 건네줬다.
이 씨는 건네 준 돈을 돌려받지 못하자 다른 조직폭력배를 시켜 박 씨를 살해하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박 씨 주변 인물들 명의 계좌 40여개에 입금된 수표를 추적했다. 그 결과 이 차명계좌는 CJ측이 내역을 제출한 90여개 차명계좌에 모두 포함됐다.
이재현 회장의 사법처리 가능성에 대해 경찰은 “아직 결정된 것이 아무 것도 없으며 조사 계획도 세우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CJ의 차명계좌 성격이 특별검사 수사를 받은 삼성그룹 비자금의 성격과 비슷하다는 주장이 제기 되고 있다.
이에 대해 경찰은 “꼭 그렇게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며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은진 기자 happyny77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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