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됨에 따라 유찰 등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조선업계 구도는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한화 등 ‘신3강'체제로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조선업계의 표면적인 순위변동은 없으나 재계 전체 순위가 대우조선 매각 여파로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는 점, 김승연 한화회장이 공격적 경영성향을 가지고 있다는 점 등에서 업계 1, 2위를 다투고 있는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한화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 현대重-삼성重-대우조선(한화) ‘3강’
지난 6월 현재 클락슨(조선ㆍ해운 시황분석기관)의 수주잔량 기준 세계 조선소 순위를 살펴보면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STX조선 등의 순을 보이고 있다.
‘부동의 1위’인 현대중공업은 단연 눈에 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 대규모 조선 계열사로 구성돼 있다. 현대중공업이 건조 능력뿐 아니라 실적, 경험, 수주량 등 모든 부문에서 타 경쟁사들을 압도하는 대목. 현대중공업은 지난 1983년 이후 건조량 기준 세계 1위 자리를 물려준 적이 없다.
현대중공업은 후발 경쟁사들과의 격차를 벌인다는 목표로 선박의 성능향상 및 신선형 설계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LNG-FPSO (부유식 원유 생산 저장장치), FSRU (가스저장선), CNG(압축천연가스)선 등이 대표적이다.
삼성중공업은 대형 선박 및 특수선 분야에서 독보적이다.
삼성중공업은 5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이 주종을 이루던 1999년에 세계 최초로 6200TEU급 컨테이너선을 개발한데 이어 2000년에는 7700TEU급, 2002년 8100TEU급, 2003년에는 9600TEU급 컨테이너선 개발에 성공했다.
또한 삼성중공업은 2007년 1만6000TEU급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 등 컨테이너선 초대형화에 매진하고 있으며 지난 7월 세계 최대 크기의 26만6000㎥급LNG선을 성공적으로 건조하기도 했다.
한화와 한솥밥을 먹게 될 대우조선 역시 자사 매각작업이 진행중임에도 불구하고 초대형 원유운반선 수주와 유조선 수주 등 입지를 굳건히 하고 있다.
◆ 한화를 사로잡은 대우조선의 매력(?)
지난 6월 말 대한해운과 합작 설립한 파나마의 DK마리타임사로부터 32만톤의 원유를 실어 나를 수 있는 초대형 유조선 2척을 수주하는 등 당월에만 초대형 유조선 9척과 드릴십 1척, 벌크선 2척 등 총 12척 23억달러 상당의 선박을 대우조선이 수주한 것. 대우조선이 지난해 총 10척의 수주실적을 올렸음을 감안했을 때 성장세가 가파르다.
게다가 7월 초 대우조선은 덴마크의 A.P 몰러사와 7450TEU급 대형 컨테이너선 16척을 계약했다. 이는 단일 계약으로 조선업계 사상 최고치로 기록되기도 했다.
이 밖에도 대우조선은 지난 8월 쿠웨이트의 KOTC社와 총 가격 약 7억 1000만 달러에 달하는 31만8000톤급 초대형원유운반선 4척을 계약하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김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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