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를 휩쓸고 있는 미국발 금융위기가 홍콩 실물경제로 전이되면서 홍콩부동산 시장이 향후 2~3년 내에는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최근 홍콩 중심지는 금융업과 제조업을 중심으로 도산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비싼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한 기업이 값싼 사무실로 이전하면서 빈 사무실이 넘쳐나고 있다.
올 초만해도 불안한 홍콩증시 자금이 부동산 시장에 흘러들어 홍콩의 부동산 가격은 199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할 정도로 활황세였지만 글로벌 금융 위기로 현재 홍콩의 부동산 거래는 최근 2년이래 가장 큰 폭의 하락을 기록하고 있다.
홍콩 경제는 금융산업 의존도가 높다. 리먼브러더스, 메릴린치 등 금융기업의 철수로 인해 홍콩 경제 전반과 부동산 시장이 받는 영향은 막대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홍콩 영사관이 최근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최고 상업 중심지라 불리우는 센트럴(中環)일대와 깜종(金鐘)일대의 고급 사무실은 미국발 금융위기 전까지 3%미만의 공실율을 보여왔다.
하지만 리먼브라더스의 부도, 메릴린치 인수, AIG위기 등 연이은 대형기업들의 도산으로 인해 대량의 매물이 시장에 넘쳐나면서 홍콩 부동산의 아성인 센트럴 일대의 임대료는 연말 10~15%까지 내려갈 것으로 홍콩 영사관측은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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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센트럴 내 위치한 Two IFC | ||
리먼브러더스의 도산으로 상당한규모의 공간이 시장에 공급될 예정이다. |
미국계 투자기관 모건스탠리 역시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향후 1년간 홍콩의 주택가격이 현재에 비해 20% 가량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모건스탠리는 세계 금융위기와 경기침체로 홍콩의 주택가격이 2010년까지 떨어질 것이며 특히 향후 1년 내 현재 수준에서 20% 가량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모건스탠리의 부동산 애널리스트는 " 2011년 이전까지 부동산 시장이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라며 "특히 제곱피트당 가격이 1만홍콩달러 이상의 고가주택은 1년 내 40% 가량 급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메릴린치는 홍콩 센트럴 일대 사무실의 임대료가 2010까지 50%가량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메릴린치는 올해 3분기에 제곱피트당 116홍콩달러에 달했던 센트럴 일대의 임대료가 내년 말에는 75홍콩달러 수준으로 내려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2010년에는 이보다 더 하락한 60홍콩달러 수준에 머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주택임대료도 내년 연말까지 현재 수준에서 20%가량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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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부동산 시장은 연이은 기업들의 도산으로 매물이 넘쳐나고 있다. |
나이트프랭크 연구소 웡 수석연구위원은 “홍콩 A급 사무실 임대료는 미국 금융위기 사태로 인해 생각했던 것보다 빨리 정점에서 하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콩의 한 경제전문가는 홍콩 경제와 부동산 경기에 대해 “홍콩 센트럴의 사무실 임대료 수준은 홍콩경제의 지표이며 이는 센트럴의 임대료 수준과 경기상황은 비례함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홍콩 사무실 임대료를 좌지우지하던 외국계 금융기업들의 규모 축소와 M&A로 홍콩 주요 건물의 사무실 임대료 하락세는 당분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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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최고가 상업 중심지라 불리우는 센트럴(中環)일대와 깜종(金鐘)일대 |
김영리 기자 miracl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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