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전체 가계의 빚이 676조원을 기록하면서 가구당 부채가 처음으로 4천만원을 넘어섰다.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2008년 3.4분기 중 가계신용 동향'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전 분기보다 15조7천261억원 늘어난 676조32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은행.신용협동조합 등 금융기관이 순수 가계에 내준 대출을 포괄하는 가계대출 잔액 637조7천81억원과 신용카드사.백화점 등을 통한 외상 거래인 판매신용 잔액 38조3천240억원을 합한 액수다.
가계신용 잔액을 통계청의 2008년 추계 가구 수(1천667만3천162가구)로 나눌 경우 가구당 부채는 약 4천54만원에 달해 처음으로 4천만원을 넘겼다.
3분기 가계 빚의 증가 규모는 전 분기(19조8천336억원)보다는 줄었으나 작년 동기(14조2천31억원)보다는 여전히 많았다. 가계대출은 전 분기보다 14조8천133억원, 판매신용은 9천128억원 늘었다.
가계대출을 금융기관별로 보면 예금은행 대출은 입주를 위한 잔금 용도 등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6조6천690억원 늘었고 상호저축은행 등 비은행 예금취급기관 대출은 5조3천710억원 증가했다. 보험기관, 여신전문기관 등 기타금융기관 대출도 2조7천734억원 늘어났다.
다만 예금은행 대출과 기타금융기관 대출은 전 분기보다 증가 폭이 줄어든 데 비해 상대적으로 신용이 낮은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비은행 예금취급기관 대출은 전 분기와 비슷한 규모로 늘었다.
판매신용은 여신전문기관을 통한 판매신용이 9천630억원 증가해 전 분기(1조9천264억원) 증가 폭의 절반에도 못 미쳤고 백화점, 자동차사 등 판매회사를 통한 판매신용은 전 분기보다 502억원 감소했다.
한은 금융통계팀 이상용 과장은 "가계신용 잔액은 여전히 증가했지만 증가 폭이 줄어든 것은 경제 여건 악화에 따라 가계도 자금 사용을 자제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는 의미로 보인다"며 "특히 백화점 등의 판매신용 감소는 소비 자체를 줄인 결과라고 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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