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정해걸 의원의 첫인상은 푸근하다. 활동복 차림에 밀짚모자만 쓴다면 영락없이 세상시름 다 잊고 고향에 내려와 농사를 짓는 ‘옆집 아저씨’로 보일 정도다.
실제로 정 의원은 직접 농사를 짓진 않았어도 경북 의성 새마을운동 지도자로서 20년을 넘게 농민들과 생사고락을 나눈 ‘농민들의 지도자’이다. 이후 의성고등학교 교장, 군수도 지냈을 정도로 의성토박이이기도 하다.
하지만 정 의원이 지역구민들은 물론 전국 농심(農心)을 휘어잡고 있는 이유는 그가 의성토박이나 새마을운동 지도자여서만은 아니다. 그처럼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이 ‘나보다는 우리’라는 신념을 항상 품고 행동으로 보여주는 지도자는 흔치 않기 때문이다.
이는 정 의원의 지난해 총선 출마 과정만 봐도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당초 정치에 전혀 뜻이 없었던 그에게 있어 군수직도 ‘나보다는 우리’라는 신념을 펼치기 위한 발판 정도였다. 총선 때도 그는 내키지 않았는지 마감일 전날에야 총선후보로 등록했고 선거운동도 단 15일만 치렀다고 한다.
그런데도 압도적인 지지율로 당선됐다는 사실은 정 의원에 대한 지역구민들의 두터운 신뢰를 단적으로 나타낸다.
물론 정 의원도 18대국회에 입성한 후 이러한 신뢰를 저버리지 않았다. 한때 세간을 떠들썩하게 한 ‘쌀 직불금 불법수령 파문’을 맨 처음 공개한 것도 정 의원이다. 그는 당시 ‘엉뚱한 사람들이 배 두드릴 때 농민들은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는 생각에 밤잠도 설쳐가며 자료수집에 매진했다고 한다.
정 의원의 한 지인은 “항상 지역과 농민 사랑을 실천하고 있는 정말로 따뜻한 분”이라며 “지금도 그는 인연을 맺은 지역주민과 농민들에게 일일이 직접 전화를 걸고 서신을 보낸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안광석 기자 nov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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