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1.19개각’ 명단에 여당인사들의 이름은 빠지면서 올해도 당정 불협화음이 예고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친박 세력을 포함한 당 출신 인사 입각을 희망해 온 만큼 당내 곳곳에선 불만의 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민주당도 이번 인사를 ‘대통령 친위세력 돌격내각’으로 규정, 지역편중 인사로 지적하고 있다.
◇‘표정관리’ 하는 한나라당
정부가 19일 오후 개각을 단행한 뒤 한나라당은 애써 표정관리를 하는 분위기다.
재정부 장관 유력후보로 지목됐던 당사자인 임태희 정책위의장은 ‘처음부터 기대도 안 했다’고 잘라 말했다. 또 전날 ‘시켜주면 열심히 해 볼 용의는 있다’고 말한 최경환 수석정조위원장도 결과 발표 후엔 “정부 결정에 뭐라 할 이유가 없다”며 더 이상의 언급을 자제했다.
또 한명의 재정부 장관 후보였던 이한구 의원은 “당인사든, 외부인사든 경제위기 극복에 알맞은 인재를 배치해야 한다”며 찬성인지 불만인지 구별하기 애매한 입장을 표명했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경제위기를 맞아 당정 불협화음을 종식하고 당 내부갈등도 봉합한다는 차원에서 친박계를 비롯한 당 출신 인사 입각을 희망해 온 만큼 아쉬움이 크다.
한 당직자는 “충분히 당 입장을 전달했고 청와대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로 알고 있었는데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모르겠다”며 “이번 정부 조치에 지도부는 물론 당사자들도 표현은 안 하지만 매우 섭섭해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홍준표 원내대표는 이날 “청와대 비상경제상황실에는 당 인사들도 적극참여 해야 한다”고 당 출신 인사 입각이 제외된 불만을 터트렸다고 한다.
이에 대해 한 국회 관계자는 “그간 여당이 정부눈치만 보고 거대의석임에도 소수야당에 밀리는 듯한 모양새를 보여 온 것이 결정적이었던 것 같다”며 “그래도 추후 지경부나 국토해양부 등 다른 부처에 대한 당 인사 입각 여지는 남아있다”고 진단했다.
◇민주, ‘돌격내각’ 비난
야권은 야권대로 1.19 개각에 대해 ‘지역편중인사’, ‘강권통치 교사’, ‘돌격내각’ 등의 용어를 써가며 혹평했다.
민주당 최재성 대변인은 이날 “이번 인사는 강권통치를 교사한 것이자 경북, 고려대, 공안통을 배치한 ‘KKK 인사’”라며 “탕평인사, 통합인사라는 국민적 요청을 완전히 무시한 국민 반란 수준의 인사”라고 비난했다.
또 자유선진당 이명수 대변인은 “정파 초월은 커녕 집권여당인 한나라당의 인사마저도 개각 인선에서 제외한 것은 지극히 편협한 자기사람 챙기기”라며 거국 비상내각 구성을 촉구했다.
민주노동당 박승흡 대변인은 “국난의 시대에 친이(親李) 친정체제 구축에 골몰하는 것을 봤을 때 국민통합과 경제위기 극복은 만년하청”이라며 “이번 개각은 서민경제를 파탄으로 몰고가는 돌파내각으로서, 집권 2년차 변화와 쇄신이 불가능해졌다”고 비판했다.
안광석 기자 nov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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