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과 동시에 고액의 연봉이 보장된 미국 MBA(경영학석사) 졸업생들은 샐러리맨들에겐 선망의 대상이다. 그렇다면 그들은 얼마나 벌까.
9일(현지시간) 미국 경제 전문지 비즈니스위크에 따르면 이들이 20년간 직장생활을 하며 벌어들이는 돈은 평균 250만달러(약 35억원)에 달한다. 급여와 보너스가 포함된 액수로 스톡옵션은 제외됐다. 비즈니스위크가 임금 전문 시장조사업체인 페이스케일과 함께 미국의 상위 45위권 MBA 스쿨 졸업생 8만명이 20년간 벌어들인 수입을 5년 단위로 나눠 조사한 결과다.
45개 MBA 스쿨 중 37곳의 졸업생 수입이 평균치에 미치지 못했지만 격차가 5만달러 안팎에 그쳐 학교 수준별 수입 차이는 알려진 것보다 크지 않다고 비즈니스위크는 분석했다. 20년 수입이 300만달러를 넘는 곳은 하버드(하버드 비즈니스스쿨) 등 7곳으로 하버드의 경우 졸업생들의 20년간 평균 수입이 가장 많은 389만달러로 400만달러에 육박했다.
재미있는 것은 졸업생들이 사회에 첫 발을 내디딜 때 받게 되는 연봉이 20년 후의 수입을 담보하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조지아공과대학과 코네티컷주립대, 조지워싱턴대 등 지명도가 비교적 낮은 대학의 MBA 과정 졸업생들은 20년 후에는 졸업 직후 수입의 두 배 이상을 벌어들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이들보다 수준이 높다고 평가되는 미시간주립대의 MBA 과정(로스 스쿨 오브 비즈니스) 졸업생의 20년 후 수입(14만달러)은 첫 해 수입(10만9000달러)보다 28%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는 상위 10위권의 MBA 스쿨 졸업생이 직장생활 20년차에 벌어들인 수입 가운데 가장 적은 액수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이름 값'하는 학교의 졸업생 수입이 많지 않겠느냐는 통념이 이번 조사에서도 확인됐다. 비즈니스위크가 매긴 미국 MBA 스쿨 순위와 20년간 평균 소득 순위가 일치한 것은 아니지만 하버드와 컬럼비아, 스탠포드대 등 미 명문대의 MBA 과정 졸업생들의 수입은 다른 곳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컨설팅업체인 케네디인포메이션의 톰 로덴하우저 부사장은 "최근 몇년간 맥킨지와 보스턴컨설팅그룹(BCG) 등 컨설팅업체들이 고액의 연봉으로 MBA 졸업생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며 "이들은 학맥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상위 10위권 학교를 상대로만 구인에 나선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고용되고 있는 MBA 출신 가운데 50~60%는 상위 10위권 학교 출신"이라고 덧붙였다.
또 연봉이 높기로 유명한 월가의 투자은행들도 학교의 인지도와 학맥을 고려해 인력을 뽑기 때문에 상위권 대학의 MBA 과정 졸업생 수입이 많을 수밖에 없다고 비즈니스위크는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명문대학의 MBA 스쿨을 다니는 데 치러야 하는 비용을 감안하면 인지도가 낮은 학교를 선택하는 게 유리하다는 지적도 있다. 비즈니스위크 평가 순위 1위인 시카고대학의 MBA 스쿨(부스)을 마다하고 15위인 인디애나대학(켈리)을 선택한 매트 윌슨은 "졸업 첫해 받은 연봉이 10만달러였는데 이는 하버드를 다니는 데 드는 비용에도 못 미칠 것"이라며 "MBA 과정 2년간 5만달러는 절약했다"고 말했다.
출처:비즈니스위크 |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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