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 제외 1조5000억 매도우위
미국ㆍ동유럽 금융위기와 북측 도발로 증시불안이 심화된 가운데 투신권이 매도 규모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투신권은 이달 들어 전날까지 2조6000억원 규모 주식을 순매도했다.
이 기간 프로그램 차익거래가 1조1000억원 규모 매도우위를 나타낸 것을 감안해도 투신권은 1조5000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한 셈이다.
앞서 1월에도 투신권은 1조6000억원에 달하는 순매도를 기록했지만 1조3000억원에 이르는 프로그램 차익매물을 제외하면 실제 매도 물량은 많지 않았다.
증권가는 금융불안 여파로 증시에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사모펀드를 중심으로 주식 비중을 줄이는 펀드가 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펀드평가사인 제로인 관계자는 "공모펀드는 주식편입비중에 큰 변화가 없다"며 "단기적인 주가 흐름에 민감한 소규모 사모펀드를 중심으로 주식을 팔고 있다"고 말했다.
제로인은 공모 형태인 국내주식형펀드 가운데 일반주식펀드 450개를 분석한 결과 평균 주식편입비중이 작년 말 86.58%에서 올 1월 말 89.33%로 높아졌으며 현재 89.39%에 이르고 있다고 밝혔다.
규모는 적지만 주식형펀드에서 자금 이탈도 투신권 매도를 부추기고 있다는 관측이다.
연초 이후 국내주식형펀드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하고 1900억원이 순유출됐다.
유가증권시장에서 매도를 확대한 데 비해 투신권은 코스닥시장에선 전월 1800억원 규모 주식을 순매수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작년 말 급락장에서 무차별적인 과매도 상태에 빠졌던 코스닥 종목은 저평가 매력으로 주목받고 있다"며 "이를 노린 투신권이 선별적인 매수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문진영 기자 agni2012@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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