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위사업장 이탈 움직임에 민노총 `당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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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3-19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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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간부의 성폭력 파문으로 지도부가 총사퇴하는 홍역을 치른 민주노총이 이번에는 일부 단위사업장 노조가 탈퇴를 선언하거나 탈퇴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단위사업장의 이런 움직임은 성폭력 파문의 자체조사를 통한 지난 13일의 '고해성사'를 계기로 최악의 위기상황을 돌파하려는 민노총의 노력에 적지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울산의 화학처리업체 (주)NCC 노조는 18일 `이념상의 이유'로 민주노총 탈퇴를 공식 선언했다.

민주노총이 나라 살림이 어려워지고 경제가 악화하는 현실을 외면한 채 정권과의 싸움만을 독려하는 등 투쟁일변도의 활동을 펼치고 있다는 이유를 내걸었다.

회사가 언제 쓰러질지 모르는 위급한 상황 속에 조합원들의 운명이 경각에 달렸는데 조직은 조합원을 보호하거나 해결책을 제시하기는커녕 정치적인 목적에만 파묻혀 있다는 불만을 표출한 것이다.

영진약품 지회장과 부지회장 등 4명도 상부 지침을 거스르고 일방적으로 노사화합선언을 했다는 이유로 이날 `제명'이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이와 관련해 영진약품 지회장은 이미 조합원들을 상대로 상급단체인 화학섬유노조 탈퇴 서명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NCC에 이어 영진약품 지회의 민주노총 탈퇴도 임박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앞서 인천지하철과 서울메트로, 도시철도공사노조 등 공공운수연맹 사업장들도 강경일변도의 민노총의 투쟁노선에 대한 반감과 실망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어 조직을 긴장시키고 있다.

민노총은 이들 사업장의 이같은 이탈행위에 겉으로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지 않지만 내부적으로는 크게 당혹해하며 이러한 반감이 다른 사업장으로 도미노 현상을 몰고오지 않을까 신경쓰는 눈치다.

화섬노조의 한 조합원은 "최근의 잇따른 사태에 지도부도 크게 당황하고 있다"며 "특히 조직의 신뢰성에 상처를 내는 일부 사업장의 언행을 어떻게 수습해야 할지 우왕좌왕하는 모습"이라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다른 노조원은 "성폭력 사태로 땅에 떨어진 입지와 신뢰를 회복하기도 전에 또다시 내부적인 진흙탕 싸움에 돌입한 형국"이라며 "내부적으로 사태 해결 방안에 골몰하고 있지만 답을 내기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이런 가운데 다수의 조합원들은 민노총이 현재 상황을 하부 사업장들의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고 활동의 이념과 좌표를 재설정해 조직을 일신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민노총의 한 노조원은 "일부 사업장들이 조직에 반기를 든 진의가 무엇이든 간에 그동안 조직이 개별 사업장들의 어려움에는 눈을 감은 채 정치적 활동에 치우친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단위사업장에서 나타나는 일련의 움직임들을 계기로 하부 조직과 조합원들을 어떻게 보듬어 나가면서 한국사회의 대표적 노동조직으로서 위상을 되찾을 지에 대한 진지한 토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인터넷뉴스팀 기자 new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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