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까지 일단 시간 벌어 '성공'
금호아시아나그룹이 1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약정을 체결함에 따라 일단 대우건설 풋옵션 해결에 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금호그룹은 이날 오후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7월까지 제3의 투자자들을 유치하되 투자자들을 찾지 못하면 대우건설을 다시 재매각한다는 약정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무적 투자자 유치 기한 등 일부 조건이 딸린 것으로 알려졌지만, 당장 대우건설 재매각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벗어난 금호 측으로서는 자신들이 내놓은 안이 상당 부분 수용된 셈이다.
금호그룹은 이에 따라 당분간 채권단의 대우건설 재매각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음은 물론, 대우건설 풋옵션 해법으로 제시해 온 제3의 투자자들을 찾는데 주력할 수 있게 됐다.
금호그룹은 그동안 대우건설 풋옵션 문제 해결을 위해 유동성 확보에 주력했지만 변변치 못하자, 채권단으로부터 대우건설 재매각 등의 압박을 받아 왔었다.
2006년 대우건설 인수시 재무적 투자자(FI)들로부터 3조5천억원을 지원받으면서 올해 말까지 대우건설 주가가 3만1천500원을 밑돌면 차액을 보전해주는 풋옵션 조항을 넣었는데, 현재 그 주가가 1만1천원선에 불과해 4조원의 추가 부담이 들 수도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금호생명의 매각도 추진했으나 9개월이 지나도록 새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고, 매각 지연으로 장외시장에서 3만원이 넘던 주가도 7천원선으로 뚝 떨어졌다. 결국 채권단은 올해 말 4조원 가까이 자금을 상환해야 하는 금호 측에 유동성 확보를 주문하면서 대우건설 재매각도 포함시켰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풋옵션 해결을 위해 제3의 투자자들을 유치하겠다는 금호 측의 주장이 실제 가시화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금호 측은 제3의 투자자들을 유치했다고 주장해 왔는데, 산업은행이 금호 측의 요구를 상당 부분 받아들인 것은 이같은 금호 측의 주장이 '빈말'이 아니라는 방증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단순히 '시간벌기'라는 지적도 나온다.
단순히 두달 연장에 불과한데다 제3의 투자자들을 유치했다는 금호 측의 주장이 실제 성사될 지는 여전히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양측이 약정한 기한 내 재무적 투자자들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금호 측으로서는 산업은행의 요구대로 결국 대우건설을 재매각할 수 밖에 없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인터넷뉴스팀 기자 new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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