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에도 고용시장의 전망은 상당히 어둡다.
정부의 재정투입으로 인한 고용창출이 한계에 부닥칠 가능성이 있는 데다 기업구조정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우리 경제는 산업구조상 경기가 회복되더라도 고용은 빨리 살아나기가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류지성 연구전문위원은 21일 연구소 창립 23주년 기념 심포지엄 발표문에서 "최근 5년 간 일자리 창출폭이 축소돼 2004년 전년 대비 41만8천개에서 지난해 14만5천개로 줄었다"고 밝혔다.
일자리 창출폭은 경기 상승기에도 축소됐다. 경제성장률이 2003년 4.6%에서 2006년 5.1%로 증가하는 사이 신규 일자리는 오히려 13만6천개 줄었다.
산업의 고용 창출력이 예전 같지 못하기 때문이다. 취업유발계수는 제조업이 2000년 4.4에서 2006년 3.2로 하락했다. 서비스업도 15.9에서 12.9로 낮아졌다.
내수와 수출의 고용 기여도도 감소해 같은 기간 소비 부문은 취업유발계수가 21.4에서 17.3으로, 수출 부문은 15.3에서 9.9로 각각 떨어졌다.
취업 인원수뿐 아니라 고용의 질도 문제다.
자영업주가 지난해 597만명으로 지나치게 많은 편인데, 이 가운데 상당수는 음식이나 숙박 등 경기 침체에 취약한 업종을 운영하고 있다.
병역 문제를 고려할 때 15~29세 청년층의 고용률은 2007년 기준 42.6%에 그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을 밑돌았다. 지난해 전체 취업자 가운데 40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30대보다 높아 인력 고령화가 심해졌다.
이 같은 상황은 교육, 기업, 노동시장, 정부 등 일자리 관련 주체가 총제적 부실에 빠져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류 위원은 "4년제 대학 수와 고교생의 대학 진학률이 너무 높아 대졸자들이 취업 눈높이 조절에 실패했다"며 "이같은 `대학의 덫'에 걸려 일자리 수급 불균형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고용 비중이 높은 서비스산업 일자리가 부가가치가 낮은 분야에 집중된 데다 임금을 기준으로 분류한 `중간 일자리'가 줄면서 일자리 양극화 현상이 심해지고 있는 점도 문제"라고 말했다.
정부가 백화점식 정책만 나열해 취약한 고용구조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는 것도 문제점으로 꼽았다.
김선빈 수석연구원은 "정부는 근로자 기준으로 분류한 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했지만 저소득 생계형 자영업자의 생활 불안정을 해소하는 데는 미흡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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