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영국 은행들이 추가 손실로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1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무디스는 영국 은행들의 고통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영국 은행들은 부실 대출 증가와 수익성에 대한 압박으로 앞으로 수년간 1300억 파운드 이상의 추가 손실을 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영국 은행권은 지난해 말까지 이미 1100억 파운드 상당의 손실을 봤지만 올해 중반까지 신규 자본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은행 핵심 자산의 실적 전망을 바탕으로 영국 은행들이 올해 부실 대출로 1300억 파운드의 추가 손실을 보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무디스는 전망했다.
무디스는 영국 경제가 예상보다 악화될 경우 은행들의 손실 규모는 2500억 파운드에 달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는 은행 부실 자산을 청산하려는 영국 정부의 구제금융 계획도 감안한 것이다.
엘리자베스 루드만 무디스 수석 애널리스트는 "현재 영국 정부의 지원으로 은행들의 안정성이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향후 12~18개월간 영국 은행들의 등급에 대한 추가적인 강등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디스는 다만 금융시스템에 대한 규제가 아직 정립되지 않은 데다 수익성 증가와 자본 확충에 대한 압력도 커 영국 경제 당분간 부진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영국의 저금리 기조가 기업들의 부담을 경감시켜 주고 있지만 은행들의 부실 대출 규모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무디스는 또 2007년 2분기 이후 부동산 가치가 급락함에 따라 상업용 부동산 대출이 최대 위기에 처했다고 진단했다.
로열뱅크오브스코들랜드(RBS), 로이즈, HBOS 등 주요 은행들은 대출의 10% 가량이 건설과 부동산 부문에 집중적으로 노출돼 있다고 무디스는 지적했다. 소규모 상호 은행들 역시 상업용 부동산 대출 비중이 높아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무디스는 높은 가계대출과 실업률 증가로 영국 은행들의 부실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주택가격 하락세도 내년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아주경제= 정은선 기자 stop1020@ajnews.co.kr
(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