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대해 중소상인들과 장애인들이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홈플러스는 즉각 ‘오해’에서 비롯된 문제라고 해명했지만 파문이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이승한 홈플러스 회장은 지난 16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14회 아시아 태평양 소매업자대회 패널 토론에서 “장애인이 맛없는 빵을 만든다면, 중요한 것은 빵을 사주는 게 아니라 맛있는 빵을 만들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기존 소상공인들이 맛없는 빵을 만들고 있는데, 중소상인들은 맛없는 빵을 우리한테도 만들라고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즉시 소상공인과 동네 슈퍼를 맛없는 빵을 만드는 장애인에 비유했다는 오해를 샀다.
이들은 19일 홈플러스 본사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이 회장의 발언은 장애인에 대한 비하발언이고 장애인을 모독하는 망언”이라며 “480만 장애인들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이 회장이 자신들을 “맛없는 빵을 만드는 장애인”에 비유한 점과, SSM 진출 반대를 대형슈퍼를 5개씩 가진 부자 상인들이 주도하고 있다고 말한 발언의 허구성을 질타하며 홈플러스와의 전면전을 선언했다.
장애인단체들도 강력 반발하며 홈플러스 전국 매장 앞에서 이 회장 발언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이는 동시에, 홈플러스 불매운동을 벌이기로 했다.
또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의 서인환 사무총장은 이날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이 회장의 발언에 대해 “중소 상인들을 장애인들에 비유했다는 것 자체가 적절하지 않은 표현 방법”이라고 질타했다.
서 총장은 “장애인이라는 것이 뭔가 부족하고 잘못된 것이다라는 그런 시각을 평소에 갖고 있고, 또 굉장히 부족하고 제대로 할 수 없는 그런 것으로 인식했기 때문에 장애인과 중소상인들을 연결했다고 생각이 든다”며 이 회장을 비난했다.
그는 파문이 일자 홈플러스 측이 “홈플러스는 장애우들에게 고기잡는 법을 가르쳐주고 있다”며 이 회장 발언을 오해라고 해명한 데 대해서도 “장애우라는 용어는 ‘친구가 필요한 사람으로 장애인은 혼자 자립할 수 없다’는 시각이 들어있는 용어로 장애인들이 제일 싫어하는 용어”라며 "고기를 잡는 법을 가르쳐주는 것이 아니라, 서민들이 평화롭게 고기를 잘 잡고 있는데 대형 배가 와서 싹쓸이를 해서 씨를 말리는 것을 속임수로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앞서 홈플러스는 이 회장의 진의가 와전됐다며 진화에 나섰다.
홈플러스는 “이승한 회장은 중소상인을 단순히 법으로 보호하는 것보다 스스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이라는 견해를, 장애인 빵공장 설립 사례로써 설명하려 했다”고 밝혔다.
홈플러스는 해명자료를 통해 “이 회장이 다니는 교회가 장애인을 위한 빵 공장을 설립하는 데 제빵업체 '아티제 브랑제리'를 운영하는 홈플러스가 인적·물적·기술적 지원을 하고 있는 사실을 생각하고 그에 대한 정황 설명 없이 장애인을 언급해 오해가 생겼다”고 해명했다
또 “물고기를 직접 주는 것보다 물고기 잡는 방법을 알려주는 게 중요한 것처럼 SSM 출점을 무조건 막기보다 동네 슈퍼들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이었다”고 설명했다.
아주경제= 박상권 기자 kwo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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