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투자자 보호를 위해 국제투자성과기준(GIPS)을 도입하는 등 '펀드성과 공시제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조성빈 연구위원은 14일 '우리나라 간접투자 현황 분석 및 과제' 보고서에서 "펀드 운용사가 이익 극대화를 위해 보수가 낮은 펀드에서 높은 펀드로 성과를 이전하는 교차보조가 존재하므로 투자자 보호를 위한 제도적 정비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조 위원은 "지난 2002년부터 2008년까지의 국내 주식형 펀드 관련 자료를 분석한 결과, 펀드 운용시장의 시장집중도가 지속적으로 상승해 시장의 경쟁상황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규모가 큰 펀드들의 경우 규모의 불경제가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돼 펀드 규모의 확대와 조직의 효율성 간에 연관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그는 또 "보수가 높은 펀드와 보수가 낮은 펀드 사이의 교차보조 여부를 검증한 결과, 전체적으로 보수가 낮은 펀드로부터 보수가 높은 펀드로 성과 이전이 이뤄졌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교차보조가 생길 수 있는 원인으로는 유능한 펀드매니저를 저보수 펀드에서 고보수 펀드로 이동시키거나 미디어 노출도가 자금 유출입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해 고보수 펀드에 마케팅 비용을 더 집행하는 점 등을 꼽았다.
조 위원은 이에 따라 투자자의 이익을 해칠 가능성이 있는 거래에 대한 면밀한 감독과 운용사의 운용능력에 대한 평가가 종합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펀드 성과 공시제도를 정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동일 운용사 내에서 이뤄지는 펀드매니저의 이동으로 성과 차이가 유발되고 이런 성과 변화가 투자자 이익에 반할 수 있으므로 운용 전문인력의 변경 때는 원인과 내용에 대한 정보를 투자자에게 제공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조 위원은 이어 "불건전 영업행위를 금지한 규정의 위반을 피하면서 교차보조를 위한 거래가 발생하는 경우에 대한 감독이 필요하다"며 "성과 이전으로 운용능력이 과대평가되는 등 잘못된 정보가 투자자에 전달되는 현상을 막기 위해 GIPS 도입을 고려해야한다"고 덧붙였다.
GIPS는 자산운용사 내에서 동일 투자 목적과 운용전략 아래 운용되는 모든 포트폴리오를 묶은 평가단위인 '콤포지트'를 통해 개별 펀드의 운용실적이 아닌 회사 운용전략 전반에 대한 평가를 가능하게 할 수 있다.
아주경제= 이나연 기자 ny@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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