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임이 유력했던 계약에서 연거푸 고배를 마시면서 삼성증권의 오랜 고객인 포스코 마저 등을 돌리고 있는 상황이다.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만도 기업공개(IPO)와 대우인터내셔널 인수(M&A)자문에서 고배를 마셨다.
지난달 27일 만도 IPO 최종 후보군에 올라 마지막까지 자문 수임이 유력시됐던 삼성증권은 결국 승기를 우리투자증권에 내줘야 했다.
한라그룹이 삼성증권과 비슷한 조건을 제시한 우리투자증권을 선택한 이유는 다름 아닌 전례.
앞서 진로 IPO 대표자문사를 맡은 삼성증권의 실적이 시원찮았기 때문이다.
하이트진로그룹은 풋옵션문제를 완전히 해결하기 위해선 6만원대 이상의 공모가가 필수적이었다. 그러나 진로의 최종 공모가는 예측 대비 31% 이상 낮은 4만1000원.
사상 초유의 2차 수요예측이란 강수까지 동원했지만 시원찮은 성적을 거둔 것이다. 시장에선 이를 수임과정에서 발생한 잡음으로 거래 자체가 냉대를 받았기 때문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만도 IPO를 반드시 성공시켜야 하는 입장에 놓인 한라그룹으로선 부담스러운 전례다.
한라그룹은 작년 1월 만도를 되찾기 위해 재무적 투자자들을 끌어들였고 이번 IPO를 통해 부담을 덜 계획이다.
투자자 수익을 보장하기 위해선 전례가 있는 삼성보다 신뢰할 만한 자문사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삼성증권의 하락한 신뢰도는 대우인터내셔날 M&A 자문사 선정전에서 또 다시 드러났다.
삼성증권과 돈독한 거래관계를 유지해온 포스코가 유력 인수 후보로 거론되면서 수임이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지만, 결국 매각자문은 물론 인수자문 계약도 따내지 못했다.
매각자문에서 삼성증권은 JP모건과 공동자문을 희망했다. 하지만 가격 경쟁력에서 메릴린치-삼정KPMG 컨소시엄에 밀렸다.
매각자문에 실패한 삼성증권은 포스코의 인수자문에 기대를 걸었다. 그간 거래관계를 비춰볼 때 수임 가능성이 높다고 봤기 때문이다. 현재 삼성증권은 포스코가 인수한 베트남 냉연사인 ASC와 대한스텐레스에 이어 또 다른 크로스보더 거래 자문을 맡고 있다.
하지만 포스코는 삼성증권 대신 맥쿼리-우리투자증권-신한금융투자 컨소시엄에 맡겼다. 높은 수임료를 지급했지만 기대와 달리 별다른 자문 효용을 얻지 못했다고 평가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에선 삼성증권이 고객사 외면을 받는 이유를 공격적 영업에 따른 부작용이란 평가를 내리고 있다. 내부의 실적 확대 요구에 떠밀려 단기적인 마케팅에 집중하면서 나타나는 후유증이란 지적이다.
아주경제= 김용훈 기자 adoni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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