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이 외국펀드가 아닌 산업은행 사포먼드(PEF)에 일단 인수될 예정임에 따라 회사측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금호그룹과 주채권 은행인 산업은행은 30일 '금호그룹 경영정상화 방안'을 발표, PEF를 통해 금호생명과 함께 대우건설 지분 50%+1주를 인수키로 했다고 밝혔다.
오남수 금호그룹 사장은 "대우건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자베즈파트너스, TF아메리카컨소시엄과도 막판 협상을 벌여왔지만 매각 불확실성으로 결국 협상은 결렬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대우건설은 금호아시아나그룹에 인수된지 만 3년만에 다시 채권단의 손으로 돌아가게 됐다.
대우건설은 일단 다행이란 반응이다. 그동안 '사모펀드 인수 후 매각' '금호그룹 경영권 배제 '등을 주장해 온 노조는 "실체가 불분명한 해외자본에 팔리는 것보다 산업은행을 통해 정상적인 관리를 받는 것이 낫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그동안 대우건설 인수 후보로 떠올랐던 자베즈 파트너즈나 TR아메리카 컨소시엄(TRAC)에 대해 '먹튀'를 우려하며 해외자본 매각에 반발해왔다.
대우건설로서는 투기로 의심되는 외국자본보다는 채권단 손에 우선 들어간 뒤 자율경영으로 가치를 확대하는 것이 낫다는 계산이다.
실제로 이 회사는 1999년 말 워크아웃 이후 약 10년간 채권단 관리 아래 있으면서 매출신장, 사업확대 등 외형을 키워왔다. 직원들의 책임의식과 자율경영 의지로 국내 3대 건설사 위치에 오른 뒤 출범 3년 만에 워크아웃을 졸업했다.
3년 전 금호그룹에 인수된 후 대우센터빌딩 매각 등 몸집을 줄여야한 대우건설은 다시한번 사업에 날개를 펼칠 수 있는 기회로 받아들이고 있다.
하지만 산은이 대우건설을 다시 사더라도 인수 가격을 두고 또다시 논란이 일 수 있다. 현재 대우건설 주가는 1주당 1만2800원. 산은 PEF가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제시한 인수가격을 주당 1만3500원이다. TR아메리카 컨소시엄이 인수가격 2만원을 제시한 점을 감안해 PEF가 1만8000원을 제시하더라도 특혜시비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업계에서는 대우건설이 산은 아래로 들어가더라도 서둘러 재매각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 자체의 덩치가 여전히 큰 데다 건설산업 전망에 대한 전망이 아직까지 밝지 못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미 시장에 M&A 대형 매물로 평가되는 현대건설, 쌍용건설 등이 버티고 있지만 쉽게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아주경제= 정수영 기자 jsy@ajnews.co.kr
(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