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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이번엔 상생다운 상생 한번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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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3-07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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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호 국장 겸 ITㆍ미디어부장
대기업들이 상생에 본격 나서고 있다. 이름만 내거나 흉내만 내는‘보도자료용 상생’이 아니라 ‘중소 협력업체의 피부에 와 닿는 상생’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실질적 상생을 강력히 주문한 후 대기업이 연이어 ‘상생다운 상생’방안을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ㆍLG그룹ㆍ현대자동차ㆍ포스코 등 대기업이 내놓은 상생의 특징은 자금 지원을 대폭 늘리고, 그동안 직접적인 혜택이 돌아가지 못했던 2ㆍ3차 협력업체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것이다. 또 대기업에서 원자재를 직접 구매해 협력사에 공급해 주는 방안도 들어있다. 기술지원과 경영지원도 강화한다.

삼성전자는 지난 16일 아주 따끈 따근한 상생전략을 발표했다. ‘상생경영 7대 실천방안’이 그것인데 △1조원 규모의 협력사 지원펀드 조성 △글로벌 톱 협력사 50개 육성 △기술과 품질을 갖춘 2·3차 협력업체와의 직거래 △원자재를 직접 구매해서 제공하는 ‘사급제도’의 도입 등이 핵심 내용이다.

펀드의 규모가 1조원이라면 협력사가 필요한 자금은 부담 없이 지원할 수 있을 것이다. 또 50개의 세계적인 협력사를 육성하는 것도 큰 사업이다. 협력사가 잘 돼야 삼성전자도 잘 된다는 것을 인식했기 때문이다. 일본의 토요타 자동차가 협력사에서 만든 부품 불량으로 수백만 대를 리콜하고, 명예까지 잃은 것은 좋은 교훈이다.

삼성전자는 기술력을 인정받고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2ㆍ3차 협력사와는 직거래를 하기로 했는데 이것도 파격적이다. 특히 원자재를 직접 구입해 협력사에 제공하는‘사급제도’도 시행키로 했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협력사가 원자재가격 인상에 따른 납품단가 문제로 고통을 당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소기업에서 볼 때 정말로 피부에 와 닿는 상생인 셈이다.

LG그룹은 지난 12일 '중소 협력사와의 동반 성장을 위한 5대 전략과제'를 제시하고 협력사에 대한 대규모 금융지원을 약속했다. 은행을 통하지 않는 직접 대출 규모를 연간 7400억 원까지 늘린다는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협력사는 크게 숨통이 트일 것이다.

LG그룹은 특히 협력업체에 대한 금융지원을 1차 협력에서 2ㆍ3차 협력업체로 확대할 방침이다. 특히 9월에는 'LG 상생협력펀드'를 신설해 2ㆍ3차 협력사들이 저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대출규모는 연간 2500억 원 규모다.

LG는 협력사와 함께 녹색 신사업 발굴에 적극 나선다는 전략이다. 태양전지와 LED(액정발광다이오드), 전기차 배터리 등 녹색 신사업 관련 연구개발 용역을 중소기업에 많이 준다는 것이다. 2011년부터 5년간 1000억 원을 이 분야의 연구개발에 활용하도록 했다. 

현대ㆍ기아차도 지난 10일 연구개발비 등 직접 지원금 2300여억 원, 기금 출연을 통한 간접지원금 9200여억 원 등 모두 1조1544억 원의 지원기금을 조성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그룹은 특히 자동차의 주요 원자재인 철판을 일괄적으로 사들여 협력사에 구매가격으로 공급하는 ‘사급제’의 대상을 기존의 1차 협력사에서 2ㆍ3차 협력사로 넓혀가겠다고 밝혔다. 현대는 협력사들이 철판 공급가를 기준으로 납품가격을 인정받으면 원자재 가격 인상에서 오는 어려움을 덜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포스코는 임원평가에 아예 상생경영 실적을 넣도록 했다. 정준양 회장은 최근 대ㆍ중소기업과의 상생경영은 “기업에 주어진 숙명”이라고 말하고 “앞으로 실행운영계획과 관련, 임원평가에 거래 중소기업과의 상생경영 실천을 포함시키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상생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인 것이다.

포스코는 원가를 절감한 금액을 협력사와 나누는‘베네핏 셰어링(Benefit Sharingㆍ수익공유)’제도를 전체 협력사로 확대 시행할 방침이다. 이 제도는 협력사가 기술 개발 등을 통해 원가를 절감하면 그 성과를 협력사와 나누는 것이다. 포스코는 2004년 1차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이 제도를 도입했다.  포스코는 ‘상생협력 실천사무국’의 책임자를 부사장급으로 격상하기로 했다.

이들 기업 말고도 많은 대기업이 실질적인 상생에 나서고 있다. 이번에 나온 상생방안은 자금지원 규모가 크고, 2ㆍ3차 협력사까지 지원을 확대한다는 게 특징이다. 또 원자재를 직접 구매해서 공급함으로써 원자재가격 인상에 따른 부담을 덜어준다는 것도 관심을 끈다.

정부는 지금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벌이고 있다. 조사 결과는 이 달 말에 나오는데 여기에는 상생의 실태, 중소기업의 문제점과 애로사항, 건의사항, 제도 개선 등이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를 토대로 중소기업 육성대책을 마련하게 된다.

정부가 중소기업에 큰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중소기업 간 상생도 활기를 띠고 있다. 예전과는 전혀 다른 상생방안이 나오고 있다. 이런 상생은 몇몇 기업에만 머물게 아니라 다른 대그룹과 대기업에까지 확산되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에 살맛나는 상생이 이뤄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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