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열도를 강타한 강진으로 '피겨 여왕' 김연아(21·고려대)의 복귀전이 될 것으로 예상됐던 도쿄 피겨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가 취소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 대회를 주관하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은 14일 일본빙상연맹과 협조해 모든 상황을 면밀히 파악한 뒤 도쿄에서 21일 시작될 예정인 대회의 취소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ISU는 지난 11일 강진이 발생한 직후 "대회 개최에 문제가 없다"는 일본빙상연맹 측의 말을 앞세우면서 강행 쪽에 무게를 실어왔다.
오타비오 친콴타 ISU 회장이 12일 공식 홈페이지에 남긴 글을 포함해 ISU가 이번 대회와 관련해 '취소(cancel)'라는 말을 꺼낸 것은 처음이다.
ISU는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그동안 이번 대회를 예정대로 열려던 일본빙상연맹의 뜻을 존중해왔지만 12일부터 후쿠시마 원전이 매우 걱정스러운 상황을 맞았다"며 "많은 나라에서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일본 여행을 피하라고 경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AP통신도 이날 ISU가 도쿄 피겨세계선수권대회의 취소를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해 대회의 강행보다는 취소 가능성이 커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애초 대회 강행 의지를 내비치던 친콴타 회장도 12일 스피드스케이팅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가 열린 독일 인젤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일본 방문에 대해 불안한 마음을 갖게 된 것이 사실인 만큼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한발 물러섰다.
한편, 독일은 이번 대회에 선수단을 아예 파견하지 않기로 했다.
독일빙상협회는 "미국과 독일 정부 등은 자국민에게 일본을 여행하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다"며 "이 권고에 따라 선수단을 보내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대한빙상경기연맹 관계자는 "우리도 사태를 면밀하게 지켜보면서 ISU의 공식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며 "무엇보다 선수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