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번 사태가 한국 자동차 업계에 미칠 영향은 미미한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 견해다. 현대·기아차는 이미 전세계적으로 수요초과 상태로 생산량이 공급량을 못 따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한 업계 전문가는 “도요타의 생산이 줄더라도 현대·기아차가 이를 대체한다는 보장이 없을 뿐더러, 이를 대체할 물량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이에 대한 언급 자체를 꺼리고 있다. 동종업계 경쟁사의 ‘불행’ 덕을 본다는 이미지를 줄 수 있어서다. 한 임원은 “일본차는 여전히 배울 점이 많은 경쟁 브랜드”라며 “일본 업체가 빨리 회복돼야 우리에게도 좋다”고 강조했다. 일본 부품의 비중은 낮지만 하나하나가 핵심 부품인 만큼 사태 장기화 시에는 한국차에도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는 게 그의 말이다.
오히려 도요타·혼다·닛산 등 ‘일본 빅3’가 이를 계기로 최근 부진을 딛고 일어날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일본 업체들은 지난 수년간 부진했던 원인인 선진시장 위주의 글로벌 정책에서 급선회, 신흥시장 중심으로 재편할 계획을 잇따라 발표했다. 도요타 등은 중국, 인도 등 신흥시장에 현지 생산체제를 갖추고 특화 모델을 내놓을 계획이다. 이럴 경우 신흥시장을 바탕으로 성장해 온 현대·기아차에게는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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