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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한·EU FTA 발효 적절한 시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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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5-23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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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광효 기자) '한국과 유럽연합(EU) 간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이 지난 4일 한나라당 단독으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한·EU FTA는 오는 7월 1일부터 발효될 예정이다.

한·EU FTA의 발효가 얼마나 우리 국익에 도움이 될지에 대해선 지금 단정하기 어렵다. 하지만 한·EU FTA로 인해 피해가 불가피하게 될 우리 축산업이 처한 상황을 볼 때 지금은 한·EU FTA를 발효시키기에 가장 부적절한 때라고 생각된다.

우리나라 축산업 경쟁력은 EU보다 훨씬 떨어진다. 양돈산업의 경우 2009년 기준으로 어미돼지 한 마리당 연간 출하두수가 한국은 15.2두에 불과한 반면 덴마크는 24.5두, 네덜란드는 24.7두나 된다.

생산비는 덴마크나 네덜란드에 비해 135~141%나 높다.

낙농산업의 경우도 원유생산비가 리터당 한국은 614.1원, 영국은 454.3원이다.

더 큰 문제는 지금 우리나라는 축산업 경쟁력이 EU보다 못한 정도가 아니고 축산업의 기반 자체가 붕괴된 상태라는 것이다.

지난해 11월부터 전국을 휩쓴 구제역 사태로 인해 330만마리가 넘는 돼지들이 살처분됐다. 살처분된 젖소도 3만6000마리가 넘는다.

이에 따라 올 3월 1일 기준으로 국내에서 사육되고 있는 돼지는 703만6000마리로, 지난해 12월 1일보다 284만5000마리가 줄었다. 젖소는 39만6000마리로 3만4000마리가 줄었다.

올해 원유생산량은 190만5000t으로 지난해의 207만3000t에 비해 16만8000t이 줄 것으로 정부는 전망하고 있다.

이처럼 구제역으로 인한 피해를 회복하는 데만도 1년 이상은 걸릴 것으로 추산된다.

이런 상황에서 한·EU FTA가 발효되면 우리나라 제조업의 수출과 생산이 얼마나 늘어날지는 모르겠지만, 가장 큰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축산업이 최악의 상황임을 감안할 때 '무조건 빨리 발효부터 시켜보자'는 정부·여당의 태도가 그리 좋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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