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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의 감동' 선사한 일등공신 재계 '3총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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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7-07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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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건희·조양호·박용성 회장 “이제부터 시작”

(아주경제 이재영 기자) 공든탑은 무너지지 않았다. '평창 쾌거'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 등 재계 총수들이 공들여 쌓아올린 금자탑이다.

△이건희 회장

이건희 회장은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평창'이 울려퍼지는 순간 끝내 감동의 눈물을 보였다. 동계올림픽 유치를 두고 두 차례나 고배를 마셨던 이 회장으로서는 남달리 감회가 깊었을 것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인 이건희 회장은 지난 2003년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결선 투표에서 캐나다 밴쿠버에 패하며 아쉬움을 접어야 했다. 2007년에는 과테말라에서 열린 결선 투표에서 러시아 소치에 승자의 자리를 내줬다. 이후 더반의 감동 드라마를 일궈내기까지는 4년이나 걸렸다. 그 사이 이 회장은 절치부심 유치활동을 벌였다.

이 회장이 평창 유치를 위한 본격적인 글로벌 활동에 나선 것은 지난해부터다. 이 회장은 작년 2월 밴쿠버 동계올림픽을 시작으로 더반 IOC 총회까지 거의 1년 반을 해외에서 머물다시피 했다. 그 사이 그는 총 11차례에 걸쳐 170일간 해외 출장을 다녀왔다. 사흘에 하루 꼴로 해외에 머물렀던 것이다. 이동거리로 따지면 21㎞로 지구 다섯 바퀴를 돌았다.

삼성은 이 회장이 총 110명의 IOC 위원 거의 전원을 만나 평창 지지를 호소했다고 전했다. 실제 이 회장은 IOC 공식행사가 있을 경우에는 잠시의 휴식시간도 없이 하루 종일 IOC 위원과 면담을 했다고 한다. 또 IOC 위원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는 모든 약속과 일정을 취소하고 그를 만나는 데만 전념했을 정도다.

이 회장은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성공의 공을 국민과 이 대통령에게 돌렸다. 그는 삼성을 통해 "평창이 동계올림픽을 유치한 것은 이 대통령을 중심으로 정부와 체육계, 국민 모두의 열망이 뭉친 결과"라며 "IOC 위원들에게도 감사드리고, 뮌헨과 안시의 유치활동 관계자에도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말했다. 또한 "아시아의 동계스포츠가 발전할 수 있도록 범국민적으로 올림픽을 잘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조양호 회장

평창 동계올림픽을 유치한 일등공신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숨은 노력이 화제다. 조 회장은 국제적 인맥을 활용해 이번 평창 유치를 지원한 든든한 살림꾼이었다.

지난 2007년 평창동계올림픽유치위원회 고문으로 위촉된 그는 이후 2009년 유치위원회 위원장으로 추대됐다. 이후 그는 2년여 동안 한진그룹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동원하는 등 평창 알리기에 총력을 다했다.

위원장으로 취임한 이후 그는 50만9133㎞에 이르는 거리를 이동하며 활발한 해외 유치활동을 벌였다. 이 거리는 지구 13바퀴를 돈 것과 같다. 조 회장이 참석한 국제행사 수가 34개에 달한다.

특히 대한항공 최고경영자라는 부분은 큰 장점으로 작용했다. 대한항공 전세기를 활용해 5대양 6대주를 누볐고, 다른 유치위 위원에게 전세기를 빌려주는 씀씀이도 보였다.

조 회장의 유치활동은 체계적이고 분석적이었다. 지난 2009년 7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올림픽평의회에서는 IOC 위원들과 만나 지난 실패 사례의 원인을 분석하고 자문을 구했다. 그리고 현장에서 얻은 자문을 바탕으로 귀국 후 곧장 평창으로 직행, 현장조사를 실시하는 정성도 보였다.

조 회장은 또한 결전의 날 평창 유치를 호소하는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하는 데도 남다른 공을 들였다. 호소력과 설득력을 높이기 위해 스피치 훈련을 한 것이다. 특히 외국인들을 상대로 한 프레젠테이션이기 때문에 외국인들의 화법을 연구하기 위해 외국인 스피치 트레이너를 고용하는 세심함을 보이기도 했다. 외국인 강사를 만나기 위해 영국을 찾아가는 발품도 마다하지 않았다고 한다.

조 회장은 평창이 축배를 드는 순간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서울 하계올림픽을 개최한 것처럼 성공적인 동계올림픽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박용성 회장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도 빼놓을 수 없는 평창 승리의 주역이다.

박 회장은 2009년 2월 대한체육회 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누구보다 더 많이 뛰었다. 그는 작년부터 지금까지 평창 유치를 위해 지구 13바퀴를 돌았다. 총 거리가 무려 51만376㎞에 달한다. 그동안 총 272일간을 해외에 머물렀다.

또한 그 사이 90% 이상의 IOC 위원들을 만나 평창 지지를 호소했다. 지난 3월에는 방사능 피폭의 위협을 무릅쓰고 도쿄를 방문해 일본 IOC 위원들을 만나기도 했으며, 6월 한달 동안은 거의 하루에 하나의 국가를 방문하는 강행군을 펼치기도 했다. 특히 박 회장은 부족한 대한체육회 예산을 지원하는 한편, 직접 사비를 들여 해외 출장을 다녀오는 등 평창 유치활동에 누구보다 큰 힘을 보탰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 회장은 지난 2010년과 2014년 동계올림픽 유치전 때도 국제유도연맹 회장 겸 IOC 위원으로 유치활동을 벌인 경험이 있다. 모두 세 차례의 유치전을 통해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안면이 있는 ICO 위원을 설득하며 표심을 얻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마침내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 성공하자 그는 "평생의 한을 푼 것 같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박 회장은 "조양호 위원장의 리더십을 바탕으로 모든 사람이 합심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 뮌헨과 안시는 도중에 위원장이 교체됐지만 평창은 조 위원장을 중심으로 끝까지 뭉쳤다"며 공을 남에게 돌렸다.

아울러 그는 많은 표차로 승리한 것에 대해서도 "조 위원장과 이건희 IOC 위원, 김진선 특임대사 등이 6대륙을 누비며 유치활동을 벌였기 때문"이라며 스스로는 겸손했다. 그는 또 "막판 부동표가 5%가량 됐는데 프레젠테이션을 워낙 잘해 남은 표까지 흡수하면서 뮌헨을 크게 따돌린 것 같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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