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 클라크 브리티시오픈 우승은 ‘승부 집착하지 않은 여유’ 덕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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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7-18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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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생·가족·골프에 대한 변함없는 애정…20번째 도전만에 타이틀 안아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 골프는 장갑을 벗어봐야 결과를 알 수 있다고 했던가. 세계남자골프 시즌 세 번째 메이저대회 브리티시오픈에서 불혹을 넘긴 대런 클라크(북아일랜드)가 우승하리라고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는 1968년 8월14일 생이므로 한 달 후쯤이면 만 43세, 우리 나이로 44세가 된다. 이번 대회에서 22위를 차지한 톰 왓슨(61·미국)과 더불어 그는 관록샷을 뽐내며 ‘골프에서 나이는 큰 변수가 안된다’는 것을 입증했다.

클라크는 특히 18일(한국시간) 잉글랜드 샌드위치의 로열 세인트 조지스GC에서 열린 대회 최종일 ‘쇼트게임의 귀재’ 필 미켈슨(40)과 ‘장타자’ 더스틴 존슨(27·이상 미국)이 코밑까지 추격해 왔으나 흔들리지 않고 생애 첫 ‘메이저 타이틀’을 안았다.

로이터통신은 그가 이 대회 20번째 도전만에 우승할 수 있었던 비결로 ‘삶에 대한 느긋하고 여유로운 자세’를 꼽았다. 틈이 나면 시가를 입에 물고 맥주를 즐기는 클라크는 자신이 평범한 골퍼라고 말한다. 그는 우승이 확정된 후 “고향 북아일랜드로 돌아가 기네스 맥주를 한잔하고 싶다”며 “나는 그저 골프를 즐기는 평범한 사람이다”고 말했다. 이어 “최종라운드를 앞둔 지난 밤에도 매니저 집에서 와인을 곁들여 식사했다. 편안한 밤이었다”며 어떤 상황에서도 여유롭게 삶을 즐기고자 하는 인생관을 드러냈다. 지난해까지 열 아홉번이나 도전해 우승 트로피를 들지 못했지만, 올해 역시 우승에 집착하지 않고 평상심으로 최종라운드에 임한 것이 우승으로 연결됐다는 얘기다.
그의 달관한듯한 자세는 2000년 매치플레이챔피언십에서 타이거 우즈를 제치고 ‘깜짝 우승’하고, 2006년 아내 헤더와 사별한 후 한 달만에 출전한 라이더컵에서 선전하며 팀 승리를 견인한 것에서도 잘 드러난다. 2009년 USPGA챔피언십에서 ‘골프 황제’ 우즈를 물리치고 아시아 골퍼로는 최초로 메이저 타이틀을 따낸 양용은(39·KB금융그룹)의 인생관과 흡사하다.

프로골퍼라기보다는 평범한 이웃집 아저씨같은 외모(키 189cm, 몸무게 89㎏)를 지닌 클라크는 “오늘 밤에는 마음껏 먹고 마시고 내일 다시 시작하겠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지난해 새 약혼녀를 맞이한 클라크는 그러면서도 “오늘 우승은 두 아이를 위한 것이다. 아이들도 나를 자랑스럽게 여길 것”이라며 가족에 대한 진한 애정을 드러냈다. 잭 니클로스, 톰 왓슨, 필 미켈슨 등 세계적 골퍼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볼 수 있는 인생, 가족, 골프에 대한 변함없는 애정이 ‘늦깎이 우승’으로 보상받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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