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정교회의 대변인인 브세볼로드 차플린 주교는 지난 주말 교단 뉴스사이트에 올린 글을 통해 “국민들이 선거 시스템과 관련한 특정 요소에 의심을 품고 있다”며 “이런 시스템을 공적으로 규제할 통제가 절실하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차플린 주교는 이어 “우리는 공적인 논의를 통해 이 문제를 어떻게 다룰지 결정해야 한다”고 썼다.
주교는 11일 신문과 전화 인터뷰에서 “입증된 사실이 있다면 우리는 물론 그것을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은 전했다.
이어 부정선거 관련 증거가 확보되면 “교회 당국에 제출한 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및 다른 정부기구들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차플린 주교는 그간 친(親) 정부 성향의 성직자로 평가되온 까닭에 이번 입장 표명의 파장이 만만치 않다는 분위기다.
러시아정교회는 1990년대 초반 공산권 붕괴 이후 포교활동의 자유를 회복하면서 영향력을 키웠다.
하지만 정부 통제의 그늘에선 자유롭지 못하다는게 중론이었다.
‘모스크바 정교회 저널’의 세르게이 차프닌 편집장은 차플린 주교의 입장 표명을 두고 “시민의식의 자각이 교회에까지 영향을 미치다니 놀랍다”고 말했다.
러시아 집권당인 통합 러시아당이 지난 4일 치러진 총선 과정에서 온갖 탈법을 저질렀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모스크바 등지에서는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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