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앞서 공공기관 선진화 계획에 따라 불필요한 정원을 2만2000명 줄였지만 이번에는 핵심인력을 중심으로 인력채용규모를 늘려 체질을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내년 내수활성화라는 정부 경제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고용의 질과 양이 개선돼야 하는데, 공공부문에서 먼저 고용인원을 확대해 민간부문을 이끌겠다는 판단이다.
기획재정부는 13일 내년도 민간일자리 둔화에 대비해 내년 공공기관 신규채용 규모를 이같이 확대하기로 하고, 각 공공기관별 신규채용규모를 점정 확정했다고 밝혔다.
신규채용 예정인원 1만4400여명 중 공공기관 정원이 늘어나는 규모는 7500명이며, 나머지는 육아휴직(약 1000명), 퇴직 등으로 생기는 빈자리를 채우게 될 예정이다. 당초 육아휴직의 경우 비정규직 등 임시직으로 메웠으나 정규직 채용을 통해 고용불안을 해소하겠다는 계획이다.
기관별로는 한국전력, 가스공사 등 공기업(49.5%)과 산업은행, 국립대병원 등 기관공공기관(59.5%)에서 채용 인원을 큰 폭으로 늘렸다. 업무분야별로는 복지ㆍ노동분야에서 올해(3146명)보다 67.4% 늘어난 5267명을 채용하고, 에너지·산업분야 채용은 3331명으로 올해 2892명 보다 15.2% 늘어난다.
◆ 핵심인력 채용으로 고용 체질개선
구본진 기획재정부 재정업무관리관(차관보)은 내년도 공공부문 신규채용 확대와 관련해 “선진화계획을 통해 인력을 구조조정해 불필요한 뱃살을 빼고 이번에 핵심 인력을 늘이면서 공공기관의 체질을 바꿨다“고 평가했다.
앞서 단행된 공공부문 정원감축은 비핵심인력, 아웃소싱 가능인력 등이었고, 신규채용은 핵심인력을 중심으로 진행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신규채용은 병상이 대거 추가된 서울대병원에서 1352명으로 가장 많이 늘었고,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원자력발전소 수주 등으로 운영 관련 인력이 증가한 한국전력공사 763명, 영업점이 추가로 신설되면서 창구인력 등이 필요해진 중소기업은행은 598명을 추가로 채용키로 했다. 모두 필수증원 소요라는 설명이다.
◆ 고졸자 신규채용 올해 3.4%→내년 20%→2017년 40%로 확대
내년도 공공부문 채용 확대의 가장 큰 특징은 고졸자에 대한 채용규모의 대폭적인 확대에 있다. 정부는 고졸 적합업무를 중심으로 내년 공공기관 신규채용인원의 약 20%를 고졸자로 채용하도록 권장할 방침이다.
공공기관 인턴 중에서도 고졸자를 20%로 채우도록 하고, 인턴 출신 중 20%를 정규직으로 채용하기로 한 만큼 고졸자들이 공공기관에 들어갈 수 있는 길이 더 넓어졌다.
구 차관보는 “은행 창구직원들의 경우 상업계 고등학교에서 회계 등을 배우면 담당할 수 있는 직무”라며 ”각 기관별로 조사해 고졸 적합업무에 대한 근거를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소기업 경력자 채용도 확대된다. 코레일네트웍스에서 65명, 한국수력원자력에서 20명을 선발하는 등 사회간접자본(SOC) 공기업을 중심으로 현장 경험과 실력을 갖춘 경력자를 선발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번에 결정된 공공기관 고용계획의 추진실적을 분기별로 점검해 공시하도록 하고 이를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 반영할 예정이다. 아울러 오는 19일부터 이틀간 서울 삼성동 무역센터에서 개최되는 ‘2011 공공기관 열린채용정보 박람회’를 통해 적극적인 공공기관 채용컨설팅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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