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재 매각작업을 진행 중이거나 검토 중인 보험사는 동양생명, ING생명 등 생보사 2곳과 그린손보, 에르고다음 등 손보사 2곳이다.
생보업계 중위권 보험사인 동양생명과 ING생명은 비교적 탄탄한 수익구조와 조직체계를 앞세워 주가를 올리고 있다.
동양생명은 지난 18일 예비입찰 제안서 접수를 시작으로 매각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주주 보고펀드와 매각주관사 크레디트스위스증권, 우리투자증권, 다이와증권 등에 예비입찰 제안서를 제출한 곳은 대한생명, 미국 푸르덴셜파이낸셜그룹 등 국내외 보험사 5곳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양생명은 앞서 우리금융지주, 현대차그룹 등 다수 대형 기업들의 투자 물망에 오르내렸다.
워런 버핏(Warren Buffett)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소유의 미국 재보험사 제너럴리(General Re)가 동양생명 인수를 추진 중이라는 뜬소문이 나돌았을 정도다.
7000여명 규모의 보험설계사(FC) 조직을 거느린 ING생명 역시 소위 잘나가는 매물이다.
모기업인 네덜란드 ING그룹이 지난 12일 유라시아 사업부문 분리에 대한 기본방침을 수정해 아시아 보험, 자산운용 사업부문 분리 대안을 추가 발굴하겠다고 밝힌 이후 인수 후보자들이 속속 고개를 내밀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인수 의사를 표시한 곳은 비(非)은행부문 사업 강화를 추진 중인 KB금융지주다.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17일 기자들과 만나 “ING생명 인수에 관심이 있다”며 “ING생명은 좋은 회사이기 때문에 국내뿐 아니라 미국, 영국 보험사도 인수할 뜻이 있는 것 같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그린손보와 에르고다음은 매각 논의가 공식화된 지 한참이 지났지만 새 주인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들 손보사는 동양생명, ING생명 등과 달리 경영난에 허덕이다 매각 수순을 밟게 됐기 때문이다.
그린손보의 경우 지난해 9월 말 기준 지급여력(RBC)비율이 52.6%를 기록해 금융감독원 적기 시정조치 대상에 포함된 이후 매각과 회생 2가지 방안을 고심 중이다.
당초 신한, 우리, KB, 하나 등 4대 금융지주와 BS금융지주, SK그룹 등 다양한 기업들이 인수 후보군으로 압축됐지만 실제 인수 가능성은 희박하다.
FC 규모가 국내 주요 손보사 중 가장 적은 2000여명 수준으로 조직체계가 미비해 인수 매력이 떨어진다는 것이 손보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견해다.
매물 보험사 4곳 중 가장 먼저 M&A 시장에 나온 에르고다음은 연거푸 고배를 마시며 사면초가(四面楚歌)에 빠졌다.
가격협상 난항으로 발을 뺀 AXA다이렉트에 이어 새마을금고연합회가 참여한 사모펀드에서도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에르고다음이라는 비우량물건의 특성상 새마을금고 외에 다른 투자자를 결집하는 데 시간이 걸리면서 인수 작업이 제자리걸음을 반복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회사가 파산하거나 RBC비율이 바닥을 치는 등 퇴출보험사에 한해 실시하는 계약이전(PNA)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동양생명, ING생명과 그린손보, 에르고다음의 희비는 업종의 차이라기보다 물건의 차이”라며 “이들 보험사의 매각 향방은 좀 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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