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분당선 개통 이후 판교·분당 아파트 전셋값이 치솟고 있다. 사진은 경기도 성남시 신분당선 판교역 일대 아파트 단지 전경. 오른쪽이 백현마을 4단지, 왼쪽편이 푸르지오 그랑블 아파트다. |
#. "매매 거래요? 거의 안된다고 보면 됩니다. 아파트 매물은 적지 않은 데 사려는 사람이 거의 없기 때문이지요. 흥정만 잘하면 2000만~5000만원 정도 깎을 수는 물건도 많아요. 매매시장에서는 신분당선 개통 재료도 약발이 먹히지 않습니다."(분당 정자역 인근 J공인 관계자)
신분당선(서울 강남역~분당 정자역) 개통 이후 분당·판교신도시 주택시장이 따로 놀고 있다. 아파트 전세시장은 들썩이는 반면 매매시장은 썰렁하다. 교통 여건 개선으로 역세권 주변 단지로 이사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지만 대부분 매매보다는 전세를 찾는다는 게 현지 부동산 중개업계의 설명이다.
신분당선 개통 100일을 맞은 지난 4일 개통 수혜지역으로 꼽히는 판교·분당신도시 주택시장을 둘러봤다.
판교역과 인접한 판교 봇들마을 8단지 인근 한 부동산 중개업소. 약 1시간 동안 아파트 전세를 찾는 전화가 3건이나 걸려왔다. 하지만 중개업소 관계자는 매번 "전세 물건이 없어 나중에 연락드리겠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이곳 판교휴먼시아 109㎡ 전세값은 4억3000만원선이다. 신분당선 개통 전보다 5000만원 넘게 올랐다.
판교역과 조금 떨어진 봇들마을 1단지 풍성신미주 109㎡는 신분당선이 개통된 지난해 10월 말까지해도 3억원에 전세 거래가 됐다. 하지만 지금은 3억3000만~3억5000만원 선에 시세가 형성됐다. 인근 E공인 관계자는 "신분당선 판교역 개통 이후 인근 단지 전세를 찾는 수요가 많아졌지만 물건이 부족하다보니 '배짱 호가'도 판을 치고 있다"고 전했다.
이같은 분위기는 분당 정자동도 마찬가지다. 신분당선 정자역세권인 상록 우성아파트 76㎡ 전셋값은 2억3000만원 선으로 두달 새 2000만원 가량 올랐다.
오피스텔도 전셋값은 오름세를 타고 있다. 정자역 인근 소형 오피스텔(56㎡)의 경우 6개월 전에는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60만~65만원 선이었지만 지금은 월세가 70만~75만원을 호가한다. 정자동 H공인 관계자는 "신분당선 개통으로 서울 강남 출퇴근 시간이 확 줄면서 강남권 직장인들의 전세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며 "하지만 적당한 물건을 구하기가 어렵고 예상보다 비싼 전·월세에 발길을 돌리는 이들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전세와 달리 아파트 매매시장은 조용한 편이다. 정자동 한솔주공 6단지 59㎡ 매매가는 최근 몇개월째 2억5000만~2억7000만원 선에 머물러 있다.
신분당선 개통 호재를 안고 2~3년 전 이미 몇차례 가격이 오른 데다 최근의 전반적인 부동산시장 침체 영향으로 교통 여건 개선이라는 큰 호재에도 꿈쩍 않고 있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들의 분석이다.
한편 유동인구 증가에 따라 판교 및 정자역 인근 상가에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가격 움직임은 활발하지 않다. 현재 판교역과 가까운 곳은 시세가 3.3㎡당 7500만~8000만원, 조금 뒷블록인 경우 3.3㎡당 5000만원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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