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회로 본 올해 중국> 2, 0순위 국정과제 농민공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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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2-14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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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조용성 특파원) 중국 최대의 정치행사인 양회(兩會, 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정치협상회의)가 내달초 개최된다. 지난해 양회에서는 아프리카에서 불어온 재스민바람으로 인한 중국의 민주화 열기가 초미의 관심사였다면 올해 양회에서는 농민공 문제와 농촌지역에 대한 토지보상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지난해 연말부터 이와 관련된 시위와 각종 분규들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이 두 사안에 대한 이슈를 선점하고 적극적으로 대응을 펼치고 있는 중국의 정치스타 왕양(汪洋) 광둥(廣東)성 서기의 양회에서의 행보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우선 양회기간을 통해 농민공에 대한 처우개선과 호구제 개선에 대한 사회적 욕구가 분출될 전망이다. 특히 전국정협에서는 농민공을 대표하는 정협위원도 참석한다. 농민공들의 불만이 고조될대로 고조돼 있는 만큼 적극적으로 의견이 개진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사회과학원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중국 청년 농민공을 위한 종합 정책 건의 보고’에 따르면 외지에서 노무에 종사하는 청년 농민공의 평균 임금이 현지 직장인의 30% 수준에 불과했다. 20%의 청년 농민공이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는 노동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채 일하고 있다. 여성 농민공의 노동 환경은 더욱 열악해 3명 가운데 1명은 하루 10시간 이상의 일을 하면서도 의료 혜택 등을 보장받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12월 산둥(山東)성 안저(安澤)현에서 농민공 펑(馮)모 씨가 삶을 비관해 초등학교 운동장에 난입, 폭약을 터뜨려 목숨을 끊었고 체육 수업 중이던 학생과 교사 6명도 부상했다. 지난달에는 선전(深圳)의 건설 현장에서 일했던 농민공 3명이 밀린 임금을 달라며 나체 시위를 벌였다. 지난해에는 광둥성에선 노점상을 하는 농민공 부부를 경찰이 단속과정에서 지나치게 거칠게 취급한 데 반발, 농민공들이 집단으로 시위를 벌이는 사태도 빚어졌다.

이 같은 농민공들의 반발에 더해 중국에는 농민공에 대한 처우를 개선해야할 수요가 분명히 존재한다. 농촌의 생활수준이 높아지면서 고향으로 돌아가는 농민공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농민공이 줄어들면 연해지역 노동집약 산업들을 위주로 노동시장이 불안해진다.

농민공에 대한 처우개선책 중 가장 시급한 것은 호구제도다. 농민공들은 몸은 도시에 있지만 호구는 고향에 있다. 거주지의 호구가 없으면 임금이나 일상생활, 사회보장, 의료, 교육, 주거 등 다방면에서 차별을 받는다.

농민공이 가장 많은 광둥성의 왕양 서기는 지난달 이에 대한 대책으로 ‘포인트적립 후커우(戶口)제’의 문턱을 대폭 낮출 것을 지시했다. 포인트적립 후커우제란 일정한 자격을 갖춘 농민공들에게 현지인과 동일한 후커우를 부여하는 제도로 광둥성이 지난 2009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제도다. 이 밖에도 농민공에 대한 처우개선 대책이 대거 쏟아져 나올 예정이다.

중국사회의 고질적인 병폐인 토지수용문제도 사회적인 합의가 필요한 사안으로 이번 양회때 다뤄질 핵심의제 중 하나다. 특히 지난해 12월 중국전역을 뜨겁게 달궜던 광둥(廣東)성 우칸(烏坎)촌에서의 경험은 중국 전역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지난해 광둥성 우칸촌 주민들은 지방관료의 불법토지매각과 비리에 항의해 3개월여 시위를 벌였고, 왕양 광둥성 서기는 주민들의 요구를 전격적으로 수용했다. 광둥성은 부패관료들을 경질했고, 촌민들이 스스로 선거를 통해 새 지도부를 구성할 것을 허용했다. 우칸촌 주민들은 환호했고 다른 지역 주민들은 이 과정을 두 눈으로 똑똑히 지켜봤다.

이에 이어 지난달 광저우(廣州)시 바이윈(白雲)구에 있는 왕강(望崗)촌 주민 1000여명이 지역정부의 토지수용에 대한 적절한 보상과 촌 당서기의 퇴진 등을 요구하며 광저우시 청사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시위에 참가한 주민들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토지수용 시위로 한때 정부와 격렬하게 맞섰던 우칸촌과 같은 사태가 벌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달에는 중국 저장(浙江)성 원저우(溫州)시 창난(蒼南)현의 허둥(河東)촌과 허시(河西)촌에서 주민들이 충분한 토지보상을 받지 못했다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창난현의 주민 3000여명은 “우리도 우칸촌처럼 부패관리들을 일소하고 간부를 진선으로 뽑아 자치를 보장받기를 원한다”며 탐관오리 타도, 토지보상 현실화, 간부 직선제 등을 요구하고 있다. 토지보상문제를 원천적으로 근절할 대책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며 이에 대한 논의가 양회기간동안 진행된다.

농민공문제와 토지보상문제 등 두가지 문제로 가장 골머리를 썩히고 있는 곳이 광둥성이다. 그리고 중국의 정치인 중 가장 적극적으로 대응에 나서고 있는 인물 역시 광둥성의 왕양 서기다. 왕 서기는 광동성 대표단을 이끌고 양회에 참석해 여러 차례의 기자간담회를 할 예정이다. 오는 10월 당대회에서 상무위원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미 이슈를 선점한 만큼 그의 이미지메이킹과 대안제시가 돋보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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