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한 유대인 학교에서 벌어진 이 비극으로 프랑스 사회가 요동치고 있다. 사건의 심각성을 인식한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은 이 사건을 국가적 비극으로 규정했다. 특히 사르코지 대통령은 1990년 테러 경보 시스템이 도입된 이래 처음으로 서남부 지역에 황색 테러 경보를 발령했다. 황색경보는 비상사태 선포 직전의 단계로서 사르코지 정부가 이번 사건을 얼마나 민감하게 받아들이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사건 발발 직후 클로드 게앙 내무장관, 뤽 샤텔 교육장관, 유대인 단체 대표회의 대표를 대동하고 현장을 방문했다. 여야 정당들도 대통령 선거 일정을 전면 중단하고 한 목소리로 충격적인 사건을 비난하고 나섰다.
이번 사건은 잠재돼 있던 반(反)유대인 분위기가 수면 위로 부상했다는 점에서 큰 충격이다. 제2차 세계대전이 막을 내린 이후로 프랑스에서는 반유대인 사건들이 계속됐지만 대부분 기물 등에 대한 공격이었다. 반유대인 사건을 집계하는 기관의 통계를 보면 기물 파괴 등의 행위는 지난해 모두 389건이 발생해 2010년의 466건보다 줄었다.
그러나 공격성의 정도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유대인 혐오 분위기가 프랑스 사회 곳곳에 배어있는 것이다. 지난주 파리의 한 유대교 회당에는 배달된 협박 편지에는 유대인을 ‘사탄’이라고 칭하며 “지옥에나 가라”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 지난해에는 크리스찬 디오르의 수석 디자이너 존 갈리아노가 술집에서 유대인을 모욕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번 사건은 1980년 파리의 한 유대인 교회에서 오토바이 폭탄 테러가 발생해 4명이 숨지고 9명이 다친 사건 이후 최악의 유대인 대상 범행이라고 AP통신은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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