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나라에 돈에 환장한 사내가 있었다. 어느 날 아침, 그는 평소처럼 말쑥하게 차려입고 거리로 나섰다. 이곳 저곳을 서성대노라니 금은방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그는 성큼성큼 금은방 안으로 걸어 들어가 주인이 보는 앞에서 금덩이 하나를 덥석 집어 가슴팍에 집어넣고 냅다 달아났다. 거리 모퉁이를 채 돌아서기도 전에 그는 마침 그곳을 순찰하던 포졸에게 덜미를 잡히고 말았다. “벌건 대낮에 남의 물건을 훔치다니 어리석기 짝이 없는 녀석이로군. 어째서 이런 바보 짓을 한 거지?” 포졸이 묻자 사내는 이렇게 대답했다. “제가 금덩이를 훔칠 때, 사람은 보이지 않고 금덩이만 보였거든요.”
무상복지로 인해 국가의 재정은 악화되고 국민들은 고통을 겪게 될 것이다.
웬만한 상식이 있는 사람들의 눈에는 훤히 보이는 일이다. 그러나 표만 얻겠다고 달려드는 여야 정치인들 운에는 향후 벌어질 재난이 보이지 않는다. 활활 타오르는 불길을 향애 날아드는 불나방처럼 몸이 불에 타들어 가기 전까지는 결코 그들의 눈에 씐 콩깍지가 벗어지지 않을 것이다.
2012년에는 유로존에서만 대선을 치르는 곳이 10개국에 달한다.
주요 20개국 중에는 3월에 러시아를 시작으로 멕시코(7월), 인도(7월), 미국(11월), 한국(12월), 터키(12월) 등에서 대선이 치러진다. 그중 한국, 미국, 프랑스, 멕시코, 슬로베니아 등은 총선도 함께 치룰 예정이어서 재정긴축 문제를 둘러싼 여야 간 대립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세계 금융시장도 2012년 선거가 어떻게 전개되는지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 주요 강대국들이 포퓰리즘을 뿌리 뽑을 리더십을 만들어 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정치위기를 극복할 패러다임을 만들어내지 못하면 세계경제는 상당 기간 혼란에 빠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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