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원저우상바오(溫州商報) 22일 보도에 따르면 중국 스자좡(石家庄) 원저우 상회를 중심으로 베이징(北京)·선양(瀋陽)·광저우(廣州)· 난징(南京)·샤먼(廈門)·선전(深圳)·이우(義烏)·두바이·일본·독일·그리스 등 국내외 12개 원저우 상회가 총 50억 위안(한화 약 9000억원)을 조달해 ‘원저우 현대 상업 지주은행(이하 원저우 은행)’을 설립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12개 상회는 이미 원저우시 정부 및 유관부처에 설립안을 제출한 상태다. 금융당국에서 은행 설립 허가증만 내어주면 즉각 은행 설립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
설립안에 따르면 이들 12개 상회는 지분 배분 방식을 통해 함께 자금을 조달해 원저우 은행을 설립하고, 이후 점진적으로 전국 각 지역의 상회에서 원저우 은행 지점을 설립하면서 전국 각지 원저우 기업의 자금 조달을 지원할 예정이다.
원저우 상회에 따르면 현재 중국 대도시에 175만명의 원저우 상인들이 약 3만개 기업을 운영 중이며, 200여개 도시에 원저우 상회가 설립돼 있다. 또한 원저우 상인 60만명이 해외에 진출해 총 250개 화교집단을 형성하고 있다.
원저우 은행은 향후 국내외 원저우 상인들의 자금난을 제대로 파악해 원저우 기업의 성장을 도와줌으로써 원저우 상인들의 영향력과 경쟁력을 제고시키는 한편 이들 국내외 퍼져있는 원저우 상인들을 주 고객으로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또 중국 국무원으로부터 금융개혁 시범구로 선정된 원저우시의 금융개혁 추진에도 촉진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원저우 상인들의 탄탄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설립된 민영은행인 원저우 은행의 탄생은 그 동안 대형 국유은행의 은행 시스템 독점 구도 해소에도 보탬이 될 수 있다.
이우 원저우상회 장융충(姜永忠) 회장은 “그 동안 머리 속으로만 원저우 은행 설립을 구상해 왔다”며 “얼마 전 원저우 시가 중국 금융개혁 1번지로 지정되면서 이 기회를 통해 구상을 구체적으로 실현에 옮기게 된 것”이라고 전했다.
원저우시 금융판공실 장전위(張震宇)주임은 “원저우 출신 상인들이 만든 원저우 현지 금융기관은 원저우 기업 성장뿐만 아니라 원저우시에도 세수를 가져다 줄 수 있다”며 환영의 뜻을 표했다.
다만 현재 은행 설립 허가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금융당국이 이들 원저우 상회에 우선 소액 대출업체로 설립한 뒤 향후 은행으로 전환하라고 요구하고 있는 만큼 향후 원저우 은행 탄생에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한편 22일 원저우시 중급인민법원이 원저우시 금융개혁시범구 건설과 관련한 법률 보장을 위한 30개 구체적 세칙을 발표하는 등 원저우시 금융개혁안은 현재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나고 있는 상태다. 중국 국무원은 지난 3월 28일 원저우를 중국 금융종합개혁시범구로 지정해 금융시스템의 불균형 해소, 민영자본의 독점 영역 진출 장려, 민간자본 해외투자 촉진 등의 조치를 내놓으면서 중국 금융개혁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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