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 존슨. [스포팅라이프 캡처] |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 하늘이 도왔나, 운이 좋았나.
잭 존슨(미국)이 하마터면 미국PGA투어 ‘크라운 플라자 인비테이셔널’(총상금 640만달러) 우승컵을 놓칠 뻔했다. 최종일 마지막 홀에서 규칙을 위반한 사실을 스코어 카드 제출 직전에 알아차린 것이 천만다행이었다. 스코어 카드를 낸 뒤에 알았더라면 실격 감이었다.
존슨은 28일(한국시각) 미국 텍사스주 포트워스의 콜로니얼CC(파70)에서 끝난 대회에서 4라운드합계 12언더파 268타(64·67·65·72)를 기록, 제이슨 더프너(미국)를 1타차로 제치고 우승상금 115만2000달러(약 13억6000만원)를 차지했다. 2010년 이 대회에서 우승한 이래 2년만의 우승감격이다. 2007마스터스를 포함, 투어통산 8승째다.
존슨은 3라운드까지 더프너에게 1타 뒤졌다. 더프너는 지난주 바이런넬슨챔피언십 등 최근 4주새 2승을 올리며 상승세를 타고 있던 선수. 그 사이에 결혼도 했다. 그러나 힘이 빠졌는지, 더프너는 최종일 9번홀에서 더블보기, 15번홀에서 트리플보기를 하며 존슨에게 역전당했다.
18번홀(파4) 티잉그라운드에 오를 때 존슨이 더프너에게 3타 앞섰다. 이변이 없는 한 존슨의 우승이 유력시되는 상황. 그런데 마지막 홀 그린에서 해프닝이 벌어졌다. 더프너가 퍼트라인에 있는 존슨의 볼마커를 옮겨달라고 한 것. 존슨은 볼마커를 옮겼지만 정작 자신이 퍼트할 때에는 리플레이스(원위치)하지 않았다. 존슨은 엉뚱한 장소에서 1.5m거리의 파퍼트를 성공한 후 캐디(대먼 그린)과 포옹하며 우승감격을 만끽했다.
그 와중에 캐디가 “아까 볼 마커를 옮겼는데 원위치하고 쳤냐?”고 묻자 놀란 존슨은 “안했다”고 대답했다. 때마침 곁에 있던 미국 CBS의 현장 중계요원도 그 사실을 경기위원에게 알렸다. 경기위원은 존슨이 스코어 카드를 내기 전에 ‘오소 플레이’(규칙 20-7)로 2벌타를 부과했다. 존슨의 그 홀 스코어는 파에서 더블보기로 변했다. 졸지에 ‘3타차 우승’에서 ‘1타차 우승’으로 변했다.
캐디나 중계요원이 귀띔을 하지 않아 존슨이 스코어 카드를 낸 후 오소 플레이를 한 사실이 알려지면 실격이다.
캐디 그린의 아버지는 보름전 세상을 떴다. 그런데도 그린은 존슨의 골프백을 메기 위해 경기에 나섰다. 존슨은 돌아간 그린의 아버지를 기리고자 이날 모자에 푸른 색 리본을 달고 나와 플레이했다. 외신들은 “존슨이 실격당할 뻔 했으나 하늘이 도운 듯하다”고 전했다. 존슨과 그린은 우승 직후 하늘을 향해 손짓을 하는 세리머니로 돌아간 사람에게 감사표시를 했다.
양손에 장갑을 끼고 플레이하는 토미 게이니(미국)는 합계 7언더파 273타로 3위를 차지했다.
재미교포 존 허(22)는 합계 5언더파 275타로 공동 5위, 케빈 나(29· 타이틀리스트)는 2언더파 278타로 공동 13위, 양용은(40· KB금융그룹)과 노승열(21· 타이틀리스트)은 1오버파 281타로 공동 31위, 강성훈(25· 신한금융그룹)은 2오버파 282타로 공동 37위, 위창수(40· 테일러메이드)는 3오버파 283타로 공동 41위를 각각 차지했다. 배상문(26· 캘러웨이)은 3라운드 후 ‘2차 커트’에 걸려 최종라운드에 진출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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