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믿을 건 한국"… 글로벌 채권시장 '블루칩'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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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5-28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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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최근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 등 대형 악재들이 터지면서 글로벌 채권시장이 출렁이고 있지만 한국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극에 달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물 채권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늘면서 글로벌 채권시장의 새로운 블루칩으로 떠오르고 있다.

28일 국제금융센터와 채권시장 등에 따르면 한국의 신용디폴트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지난 4월 말 121bp(1bp = 0.01%)에서 지난 18일에는 149bp까지 올랐다가 23일 141bp로 다소 하락했다.

한국 CDS 프리미엄이 단기간 내에 급등한 것은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는 와중에 스페인 은행 부실, 미국 경제지표 악화 등의 악재가 잇따르면서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의 CDS 프리미엄 상승폭은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 비하면 낮은 편이다.

지난 4일부터 23일까지 한국의 CDS 프리미엄은 20bp 오른 데 비해 인도네시아는 38bp, 필리핀은 32bp, 태국은 25bp, 말레이시아는 24bp, 중국은 21bp 상승했다.

한 채권시장 관계자는 “최근 대외 악재에 대한 한국의 CDS 민감도가 과거에 비해 둔화됐다”며 “이는 한국 경제 펀더멘털에 대한 시장 참여자들의 믿음이 생겼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신뢰는 한국물 채권에 대한 수요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가산금리는 이달 들어 14bp가량 상승했다. 대외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도 한국물 채권 매입을 원하는 투자자들이 많아 가산금리 상승폭이 제한적인 수준에 그쳤다.

반면 같은 기간 인도네시아 외평채 가산금리는 무려 42bp 상승했고, 필리핀 외평채 가산금리도 26bp 올랐다.

한국물 채권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은 일본 채권시장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수출입은행은 지난 17일 아시아계 기관으로는 역대 최대인 1000억 엔 규모의 사무라이본드(외국 정부 및 기관이 일본 채권시장에서 발행하는 엔화 표시 채권) 발행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 시기는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우려가 최고조에 달한 시점으로 우량 투자대상에 목마른 일본 투자자들이 대거 몰린 결과다.

수은 관계자는 “이번 발행금리는 지난해 10월 일본 시장이 유로존 재정위기로 경색된 이후 발행된 한국계 사무라이본드 중 가장 낮다”며 “풍부한 현지 유동자금이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는 시점을 노려 발행한 덕에 투자주문이 쇄도해 발행 규모를 당초 500억 엔에서 1000억 엔으로 늘렸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물 채권에 대한 수요가 장기물보다 단기물에 집중되고 있는 것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

수은이 발행한 사무라이본드의 경우에도 5년물 발행은 74억 엔 수준에 그친 데 반해 2년물은 무려 514억 엔가량이 발행됐다.

김윤경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위험회피 성향 증가로 발행시장은 물론 유통시장에서도 단기물 선호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며 “단기물 금리가 장기물보다 높지만 투자자들은 단기물을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단기물 채권의 경우 만기가 도래했을 때 채권시장 여건이 악화되면 금리가 올라 상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만큼 채권 만기 조절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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