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다음은 전 거래일보다 4700원(4.96%) 오른 9만9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장중에 13.71%까지 오르기도 했다. 다음 주가는 연초 13만원대에서 지속적으로 하락해 이달 초 10만원선이 깨졌다. 하지만 이날 급등하면서 다시 10만원대를 회복한 상황이다.
엔씨소프트도 전날 4%가 넘는 하락세를 딛고 이날 1%를 넘는 강세를 기록했다. 도쿄거래소에서 넥슨 주가도 이날 1% 이상 상승하며 장을 마감했다.
이날 이들 종목들이 동시에 함박웃음을 지었던 것은 증권가에서 김 대표가 지분 매각대금으로 다음을 인수할 것이라는 루머가 돌았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최근 넥슨에 자신이 개인적으로 소유한 엔씨소프트 주식 14.7%를 넘겼다. 관련 업계 일각에선 김 대표가 매각으로 얻은 8000여억 원을 모바일과 관련된 창업 또는 투자에 쓸 수도 있다는 관측이 흘러나왔다. 김 대표의 다음 인수설(說)이 등장한 것도 이 때문이다.
다음 시가총액은 약 1조3500억원 수준이다. 최대주주인 이재웅 창업자와 특수 관계인의 지분은 총 16.33%이라 이들 지분 모두를 인수하고 경영권 프리미엄 30%를 얹어도 매각가는 2860억원 정도다. 여기에 넥슨의 지주회사인 NXC가 네이버 창립 초기부터 보유하고 있는 지분을 전량 처분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다음 인수설에 힘을 싣고 있다. 김 대표가 다음의 경쟁사인 NHN 지분을 처분한 것도 다음 인수를 위한 포석으로 해석하고 있다. NXC가 보유했던 NHN 주식은 약 1800억원 규모로 알려져 향후 또다른 M&A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사실 다음 매각설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2007년 창업주인 이 대표가 사임한 뒤 다음에 대해 지속적인 매각설이 제기돼왔다. 특히 넥슨과 엔씨소프트는 지속적으로 다음의 새주인으로 거론돼온 기업이다. 지난 2008년에는 마이크로소프트, KT와 함께 넥슨과 엔씨소프트의 인수설이 거론됐다. 다음해인 2009년에는 엔씨소프트의 다음 인수설이 확산됐다. 엔씨소프트는 댄스게임을 다음 게임을 통해 서비스하고 다음 CFO가 엔씨소프트로 자리를 옮기면서 두 회사가 극구부인하는 상황에서도 인수설이 퍼져갔다. 지난해 초에는 다음의 주요 주주인 자산운용사들이 지분 매각 의사를 타진하면서 넥슨의 다음 인수설이 떠돌기도 했다. 작년 11월에는 구글의 다음 인수 가능성도 제기됐다.
증권전문가들은 ‘다음 인수설’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보였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김택진 대표 인수설이 퍼지며 다음이 급등했지만 가능성은 낮다”며 "다음 지분을 매입한다고 해도 2000억~4000억원(프리미엄 100%부여시)이면 가능한데 굳이 8000억원의 자금을 마련할 필요가 없었다"고 평가했다.
최훈 KB투자증권 연구원도 "포털 쪽 니즈보다 모바일 쪽에서 새로운 사업 구성을 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김 대표의 선택이기 때문에 확언할 수는 없겠지만 게임 산업이 해외 시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상황에서 다음 인수 시너지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 소식이 퍼지자 다음의 이 창업주가 트위터를 통해 해당 기사에 대한 언급으로 예상되는 글을 올렸다. 이 창업주는 "우리나라 기자 중 상당수는 소설가로 직업을 바꾸는 것이 좋을듯해요"라며 불편한 심기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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