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철 아가방앤컴퍼니 대표이사 |
구본철 대표이사(아가방앤컴퍼니)
"자, 이제부터 접시를 깨자~♪"
20여년 전 가사노동에 힘들어하는 아내에게 쉴 수 있는 시간을 주기 위해 남편들이 가사에 참여하자는 내용의 노래 일부이다. 당시는 여성들의 사회 진출 비중이 높지 않던 시기로 이 노래는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고, 가사에 대한 남편들의 인식도 바뀌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최근 육아정책연구소의 연구자료에 따르면 맞벌이 부부 가운데 남편이 양육에 쓰는 시간이 부인의 절반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성의 60.9%가 맞벌이 부부의 경우 가사와 양육을 동등하게 분담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데 비해 남성은 35.3%만 이에 동의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이 양육에 대한 남성의 낮은 참여율은 여성에게 양육부담을 증가시키고, 출산까지 꺼리는 상황을 초래했다. 이는 자연스럽게 출산율 저하로 이어졌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국내 총인구는 오는 2030년까지 5216만명으로 성장한 이후 감소세로 돌아서 2060년에는 4396만명까지 줄어든다고 한다. 인구가 지난 1992년 수준으로 떨어지는 셈이다. 인구성장률 또한 감소세로 돌아서 2031년부터 마이너스 인구 성장을 시작해 2060년 -1.0% 수준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경제활동 인구가 줄고 고령자 부담은 늘어나며, 경제성장률과 재정건전성이 낮아지는 등 저출산으로 인해 벌어질 미래가 암담하기만 하다.
이 같은 저출산의 덫에서 빠져나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육아에 대한 남편들의 인식이 바뀌고 참여가 이어져야 한다. 변화의 중심에는 아빠의 역할이 중요하게 자리하고 있다. 기존의 가부장적인 아빠의 모습이 아닌 '친구 같은 아빠(프렌디·Friend+Daddy)' 또는 '엄마 같은 아빠(대미·Daddy+Mommy)'로의 변화가 필요하다.
과거에는 '남자답지 못하다'는 편견으로 아빠들의 육아 참여가 활발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사회적으로 육아하는 아빠의 모습이 모범적인 사례로 비쳐지고 긍정적으로 인식되고 있다. 다행스러운 일이다. 이러한 인식이 미래에는 통상적인 상식으로 바뀌어지길 기대하고 있다.
아빠들의 변화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기업의 참여다. 직장에서 일하는 엄마에 대한 배려뿐 아니라 어린 자녀를 둔 아빠에 대해서도 배려하는 기업 문화와 분위기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정부는 최근 일과 가정의 조화가 이뤄지도록 기업과 사회, 그리고 정부가 함께 출산친화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는 '마더하세요'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아가방앤컴퍼니도 출산유아용품 전문기업의 특징과 노하우를 최대한 활용해 '마더하세요'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다.
일주일에 하루를 '가정의 날·야근 없는 날'로 지정해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많이 보낼 수 있는 '패밀리 데이(Family Day)'나 미취학 자녀를 둔 부모를 위한 '탄력 출퇴근제' 등을 운영하고 있다. 예비 아빠의 육아 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워킹 대디 교실'도 계획 중이다.
우리나라는 지난달 전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20-50클럽(국민소득 2만 달러, 인구 5000만명)'에 가입했다. 향후 '30-50클럽'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저출산 기조가 해결되어야 하는 것이 필수다.
미래 국가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이다. 이제는 저출산문제 해결을 위해 워킹 대디를 위한 노래를 만들어 불러야 하지 않을까.
"자 이제부터 워킹 대디가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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