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고과 때문에 펀드 몰아주는 불편한 진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2-07-19 11:54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금융당국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펀드 판매사들의 계열사 상품 몰아주기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의 경고보다 해당 금융사의 인사고과가 더 무섭다는 우스갯소리도 흘러나온다.

1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계열사를 통한 국내주식형 펀드 판매비중이 최대 90%에 달했다.

미래에셋증권의 주식형펀드 판매잔고는 7조9180억원으로 계열사 주식형펀드 판매 비중은 87.38%로 집계됐다. 미래에셋생명은 주식형펀드 판매잔고 1조2109억원으로 계열사 펀드 판매 비중은 92.66%에 달했다. 이는 10개 가운데 8개 이상은 계열사 펀드를 판매한 것이다.

삼성증권의 경우 주식형펀드 판매잔고가 3조3349억원으로 60.1%가 계열사펀드 판매 비중이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해상보험의 경우 각각 77.32%, 99.32%다.

이외에도 대한생명보험은 한화자산운용의 주식형펀드 판매 비중이 65.14%에 달했으며 한국산업은행도 산은자산운용의 주식형펀드 판매비중이 60.64%로 집계됐다. 이같은 계열사 상품 밀어주기는 판매자들의 인사고과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한 은행 관계자에 따르면 “펀드 판매시 판매자의 사원 번호가 같이 기재된다”며 “판매자에 대한 펀드판매 실적이 인사고과에 일부 반영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계열사 펀드를 판매할 때 더욱 큰 점수가 반영된다”며 “실적 외 인사고과가 좋지 못한 판매자의 경우 판매실적으로 인사고과에 대한 이의신청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상반기와 하반기 나눠서 펀드 판매실적이 집계된다”며 “펀드판매 실적은 인사고과에 참고자료로 꼭 들어가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연봉협상이 아닌 호봉제이기 때문에 진급에 일부분 영향을 준다”며 “불가피하게 계열사 펀드에 열을 올릴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같은 이유로 펀드상품 밀어주기 관행은 금융당국의 제재에도 좀처럼 사라질 수 없는 것이다. 반면 한 증권사 관계자는 “계열 판매사라 믿고 투자하는 투자자도 있다”며 “여타 펀드보다 수익률과 혜택이 좋은 상품인데 계열사 펀드이기 때문에 판매가 제한된다면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금융위 관계자는 "설정, 판매, 운용, 사후관리 등 펀드의 전 과정에 걸쳐 투자자보호 실태를 집중 점검할 것"이라며 "과점적 판매구조를 형성하고 투자자와의 이해상충 소지가 있는 계열사간 몰아주기 현황을 점검하고 대응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금융위원회는 전일 투자자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펀드 불완전판매에 대한 제재 양정기준을 대폭 강화하고 관련 제도를 개선한다고 밝히고 오는 9월까지 '투자자보호를 위한 펀드제도 종합개선방안' 마련해 4분기부터 개선방안 시행을 위한 법령 등 개정작업을 추진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