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벌라이프, 5년간 6배 성장한 진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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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8-17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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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전운 기자 = 다단계업체인 한국허벌라이프가 판매원들에게 수천만원의 사업 투자비를 부담케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일명 다이어트샵이라는 새로운 판매 시스템을 도입, 본사는 폭발적인 수익을 올리는 반면 대부분 판매원들은 고사 직전에 놓인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커지고 있다.

1일 공정거래위원회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허벌라이프는 최근 5년동안 해마다 2배 이상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지난 2007년 740억원이던 매출은 정영희 사장이 부임한 이후 큰 폭으로 성장, 지난해에는 4600억원을 넘어섰다. 이는 국내 동종업계 2위 규모다. 이같은 추세라면 업계 1위인 한국암웨이를 추월하는 것은 물론 1조원 클럽도 어렵지 않아 보인다.

이처럼 한국허벌라이프의 폭발적인 성장에 대해 업계는 '다이어트샵 시스템'의 공이 크다고 분석했다.

본래 허벌라이프는 맨투맨 방식의 다단계판매였다. 하지만 지난 2008년부터 판매원들이 개인별로 다이어트 샵(자칭 뉴트리션클럽)을 열고 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소리 없이 확산된 샵은 현재 전국 골목상권에서 '허브 다이어트' 등의 이름을 달고 3000여개가 성업 중이다. 이를 통해 외형을 5000억원 가까이 늘렸다.

문제는 샵 오픈 과정에서의 비용이다.

판매원들이 샵 오픈 자격을 얻으려면 특정 직급 이상에 도달해야 하고, 이러한 조건을 충족시키려면 500만원 이상의 제품을 구입해야 한다. 여기에 샵 권리금·보증금·인터리어 비용·쇼핑몰 구축 비용·월세까지 합치면 대략 3000~4000만원 정도가 필요하다. 과거와 달리 다이어트샵으로 인해 투자비용이 수십배 증가한 셈이다.

하지만 사업에 실패했을 경우, 그 손실을 판매원이 고스란히 떠 앉게 된다는 점이다.

실제로 서울시내 주택가에 다이어트 샵을 오픈한 판매원 박OO씨는 3000만원 이상을 들여 다이어트샵을 오픈했지만 6개월도 안돼 문을 닫았다. 그는 "다이어트 제품을 판매하면서 남는 마진과 후원수당으로 이윤이 발생했지만 투자비용에 비해 이익이 너무 적어서 문을 닫을 수 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또 서울 도봉구의 한 주택가 지역에는 반경 200미터 안에 4~5개의 다이어트 샵이 지난 2년동안 개점과 폐점을 반복하고 있다. 기존 다이어트 샵이 폐점하면 인근에 또 다른 다이어트 샵이 개점하는 현상을 되풀이하는 것이다.

다이어트샵이 투자대비 수익이 턱없이 낮다는 것은 공정위의 정보공개 자료에서도 쉽게 가늠할 수 있다.

지난해 허벌라이프에서 후원수당을 받는 3만3527명의 판매원 가운데 상위 1% 이상 판매원은 연간 2억5000만원 가량을 수령했다. 상위 1% ~ 6%에 해당하는 판매원은 2632만7402원, 6% ~ 30%에 속한 판매원은 325만934원을 지급받았다.

하지만 30% ~ 60% 판매원은 연간 49만8648원, 60% ~ 100% 판매원은 한해 동안 7만7270원을 수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에 3000개 가량의 다이트샵이 운영되고 있음을 감안하면 대부분 판매원들은 3000~4000만원을 투자해 월 200만원 미만의 수입을 거둬들이고 있는 셈이다. 샵 운영비와 월세를 감안하면 순수입은 고작 100만원 안팎에 불과하다. 판촉이나 이벤트를 병행할 경우, 적자를 기록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처럼 판매원들의 고충이 극에 달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허벌라이프 본사는 다이어트샵과 관련해 함구하는 분위기다.

한국허벌라이프 관계자는 "뉴트리션클럽은 비즈니스 툴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며 "뉴트리션클럽 때문에 매출이 폭발한 것은 아니다"고 말을 아꼈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 "초기 투자비용에 비해 후원수당이 터무니없이 부족한 판매원들이 많기 때문에 사업을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며 "다이어트 샵이 계속해서 성행한다면 새로운 피해자 양산이 우려되기 때문에 당국의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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