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 경제가 여전히 위축돼 있는 가운데 그동안 글로벌 경제를 이끌어 왔던 중국마저 경기둔화 조짐이 보이면서 새로운 수익원 창출이 시급해졌기 때문이다.
21일 산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 현대·기아차 등 글로벌 시장을 무대로 활약해 왔던 국내 대기업들이 최근 신흥시장 내 점유율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8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수도인 케이프타운에서 '갤럭시노트2 월드투어' 행사를 개최했다. 삼성전자가 사상 최초로 아프리카에서 월드투어 행사를 진행한 것은 시장잠재력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다.
지난 2분기 말 기준 삼성전자의 아프리카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은 35.3%로 1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프리카 지역의 경제가 급격히 성장하면서 소비력을 갖춘 중산층도 늘고 있다"며 "갤럭시노트2 등 스마트폰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는 현지 시장 변화에 발맞춰 시장 리더로 자리잡겠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외에 가전부문에서도 신흥시장 공략에 힘을 쏟고 있다.
윤부근 삼성전자 CE(소비자가전) 부문 사장은 지난 7월 케냐와 나이지리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아프리카 주요 7개국을 방문한 데 이어 이달 들어서는 인도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 등 강행군을 지속하고 있다.
이건희 회장 등 그룹 수뇌부가 스마트폰에 편중돼 있는 사업구조의 변화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만큼 추가 성장 가능성이 있는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새로운 경영전략을 수립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지난달 이집트 남부 베니수에프 지역에 TV 등 가전제품 생산공장을 건설키로 하고 이를 위한 3억 달러 규모의 투자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경쟁사인 LG전자도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삼성전자와 실적 경쟁을 펼치고 있다.
LG전자가 해외시장을 겨냥해 만든 3G 스마트폰 '옵티머스L' 시리즈는 아프리카와 남미, 중동, 아시아 등 LTE 네트워크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국가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와 함께 TV부문에서도 남미 등 신흥시장에서 삼성전자를 턱밑까지 추격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 자료를 살펴보면 LG전자는 남미 3D TV 시장에서 삼성과 시장점유율 1~3%포인트 격차로 접전을 펼치고 있다.
미국과 유럽 내 점유율을 높이며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한 현대·기아차는 세계 4위의 자동차 시장인 브라질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달 20일부터 연산 15만대 규모의 브라질 공장을 본격 가동했다. 브라질을 전략기지로 삼아 남미지역 점유율 높이기에 나서겠다는 복안이다.
아프리카도 기회의 땅으로 꼽히고 있다. 아프리카의 연간 자동차 판매 규모는 150만대가량으로 현대차는 지난 8월까지 12만대가량을 팔았다.
현대차 관계자는 "아프리카 시장은 향후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들의 격전지로 부상할 것"이라며 "아프리카 내 판매 네트워크 확대와 함께 딜러시설 표준화 및 딜러 역량 강화 등을 통해 질적 성장을 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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