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지난 10년간 우리나라의 글로벌 기업 수가 정체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중국, 인도, 브라질, 러시아(BRICs) 등 주요 경쟁국들의 글로벌 기업 수는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 조사에 따르면, 주요 3개 글로벌 기업 순위(포춘 글로벌 500, 파이낸셜 타임즈 글로벌 500, 포브스 글로벌 2000)에 포함된 한국 기업의 수는 지난 10년간 미미한 증가세를 보였다.
매출액 기준 포춘 글로벌 500대 기업에 포함되는 우리 기업은 2004년 11개에서 지난해 13개로 4개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중국은 74개(15개→89개), 인도는 4개(4개→8개), 브라질은 5개(3개→8개), 러시아는 4개(3개→7개)가 늘어났다.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하는 파이낸셜 타임즈 글로벌 500대 기업의 경우에도 중국은 37개(8개→45개), 인도는 10개(2개→12개), 브라질은 8개(2개→10개)의 급증세를 보인 반면, 우리 기업은 2개 증가(3개→5개)에 그쳤다.
매출액·이익·자산·시가총액 등을 합산해 자체적으로 평가하는 포브스 글로벌 2000대 기업 순위에서도 우리나라는 지난 10년간 15개가 늘어났으나, 중국은 133개, 인도는 29개, 브라질 16개, 러시아는 18개가 늘어나는 등 경쟁국들의 증가폭이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국가별 글로벌 기업 수를 살펴보면, 한국은 기존 선진국 그룹(G5, 미국·영국·프랑스·독일·일본)과 상당한 격차를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새롭게 순위에 진입할 수 있는 기업 후보군도 적어 당분간 G5 수준의 상위권 국가로 도약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반면 중국, 인도 등 경쟁국과의 격차는 좁혀지거나 이미 추월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기준 포춘 글로벌 순위 500위권 기업의 매출액 기준 90%에 해당하는 우리 기업은 4개, 파이낸셜 타임즈 순위 500위권 기업의 시가총액 기준 90%에 해당하는 우리 기업은 3개에 불과했다.
또한 포춘 글로벌 500 기업중 100위권에 드는 한국기업은 2개, 또한 파이낸셜 타임즈 글로벌 500 기업중 100위권에 드는 한국 기업은 1개에 불과했다.
추광호 전경련 기업정책팀장은 “우리나라 안에서 대기업으로 불리는 기업들도 세계무대에 서면 왜소한 경우가 많다. 글로벌 순위에 포함된 우리 기업들조차 일부를 제외하고는 중간 이하 순위에 머물러 있어, 업종별 글로벌 1위 업체와 비교하면 규모가 작다”고 지적했다.
추 팀장은 “지금과 같은 글로벌 경제전쟁 시대에는 보다 많은 우리나라 기업들이 더욱 성장해 세계를 상대로 경쟁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적극적으로 북돋아 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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